평균자책점(ERA)이 1위인데 득점 지원까지 1위다. 도저히 패할 수 없는 ‘극강의 조합’이 탄생했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는 26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11-0 대승을 이끌었다. 선발 6연승을 질주한 페디는 시즌 8승(1패) 사냥에 성공하며 리그 다승 단독 1위(2위 아담 플럿코·7승)를 유지했다. 아울러 평균자책점을 1.47까지 낮춰 부문 1위를 탈환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1위였던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1.29→2.20)가 SSG 랜더스전에서 대량 실점, 희비가 엇갈렸다.
아무래도 관심이 쏠리는 건 ‘다승’이다. 승리를 쌓아 올리는 속도가 가파르다. 10경기 선발 등판해 8승을 쓸어 담았다. 리그에서 가장 최근 20승을 달성한 2020년 알칸타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해 알칸타라는 시즌 첫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7승을 기록했다. 산술적으로는 15승을 넘어 20승을 넘볼 수 있는 페이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7번으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8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도 고무적이다.
페디의 승수 쌓기를 가속하는 건 팀 타선이다. 페디는 경기당 득점 지원(R/G)이 6.30으로 규정이닝 투수 중 1위이다. 리그 평균이 3.06. 부문 최하위 최원준(두산 베어스·1.25)과 차이가 5배 이상이다. NC가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한 5경기 중 3경기 선발 투수가 페디였다. 구단 시즌 최다 득점 경기였던 지난 9일 수원 KT 위즈전(16-4 승리) 선발 투수로 역시 페디. 페디가 등판하면 타선이 활화산처럼 터져 그의 승리 투수 요건이 가뿐하게 만들어진다.
페디는 한화전 뒤 “타선의 많은 득점 지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홈에서는 팬분들의 응원이 있기 때문에 큰 힘이 됐다. 10경기 중 8승을 거뒀는데, 동료 선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승왕이라는 목표도 있겠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겠다. 항상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한국에 팬분들이라는 가족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