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40·KIA 타이거즈)는 우리 나이로 마흔한 살이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 중 그보다 연장자는 ‘1년 선배’ 김강민·추신수(SSG 랜더스) 그리고 오승환(삼상 라이온즈) 뿐이다.
최형우는 세 선배들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출전한 41경기에서 타율 0.319·4홈런·26타점을 기록했다. 힘과 콘택트 능력을 두루 평가할 수 있는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는 0.900을 기록, 현재 홈런 1위 박동원(0.958)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최형우는 2021·2022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1시즌은 안구 질환 탓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2022시즌도 전반기 2할 대 초반 타율에 그쳤다.
하지만 2022시즌 후반기부터 조금씩 타격감이 올라가며 소속팀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끌었고, 한 살 더 먹은 올 시즌 마치 회춘한 것처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꾸준하다. 5월 둘째 주와 셋째 주 그리고 넷째 주 모두 주간 타율 0.300을 기록했다. 이 기간 ‘2경기 연속 무안타’는 한 번도 없었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0.375(21타석 16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4번 타자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구종도 가리지 않는다. LG 트윈스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선 시속 140㎞ 대 후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안타 2개를 만들었다. 28일 경기에선 임찬규의 커브를 공략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에서 기록한 안타 3개는 모두 변화구(커브·슬라이더)였다.
사령탑 김종국 감독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4일 한화전을 앞두고 “지금 최형우는 전성기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경기 전 배팅 훈련을 보면, 좌·우 가리지 않고 자신이 노리는 포인트로 타격하고 있다. 실전에서도 기복이 적다”라고 했다.
KIA는 주전 우익수 나성범, 리드오프로 기대받던 ‘2년 차 내야수’ 김도영이 긴 부상 공백을 딛고 복귀 시동을 걸었다. 6월 중순엔 2021시즌 타율 0.295·출루율 0.370·도루 40개를 기록했던 최원준이 복귀한다.
4월 부진하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살아난 상황. 최형우의 타격감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완전체’를 이루는 6월, 다른 어떤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키플레이어는 6월에도 최형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