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호준(21·수원시청)이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호준은 2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8kg급 결승에서 영국의 브래들리 신든(25)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패해 은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진호준의 개인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랭킹 6위(5월 기준)에 올라 있는 진호준은 8강에서 2위 자이드 카림(요르단) 준결승에서 3위 울루그벡 라쉬토프(우즈베키스탄) 등 강자들을 줄줄이 격파했지만, 1위 신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진호준은 1라운드 내내 신중하게 탐색전을 펼쳤지만, 종료 39초를 남기고 신든에게 머리 공격(3점)을 허용했다. 그는 승부를 뒤집는 한 방이 없이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 시작 4초 만에 신든이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얻어 달아났다. 진호준은 공격 때마다 신든의 반격에 당했고, 점수 차는 벌어졌다. 신든은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7점 차(9-16)를 유지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진호준은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딸 수 있어서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1등을 하길 바랐는데, 메달 색이 살짝 아쉽다”면서도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에는 꼭 금메달을 따보겠다”고 다짐했다.
2002년생인 진호준은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은퇴한 이대훈 코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월드 그랑프리에서 우승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며 ‘포스트 이대훈’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진호준은 “(별명이) 당연히 부담되지만, 대훈이 형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어서 다행인 거 같다”며 “예전부터 선수촌 있을 때도 많이 배우고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고 경기에 반영했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같은 날 여자 57kg급에 출전한 이한나(18·대전체육고)는 8강에서 루아나 마르통(헝가리)에게 라운드 점수 1-2로 져 탈락했다. 이한나는 지난해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태권도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여자 59kg급에서 우승한 신성이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