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김동엽이 홈런포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김동엽은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에서 결승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김동엽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2-2로 팽팽하던 7회, 6이닝 2실점으로 호투 중이던 상대 선발 엘리아스의 체인지업을 퍼올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낮은 코스로 오는 공이라 쉽지 않았으나 힘으로 넘겼다.
김동엽의 복귀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이었다. 김동엽은 지난 4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반을 재활에 매진한 뒤, 지난달 28일에 전열에 복귀해 이날까지 세 경기를 치렀다. 첫 이틀 동안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김동엽은 세 번째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이 바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동엽의 홈런이 결승점이 됐다. 김동엽이 퓨처스팀(2군)에서 준비를 잘하며 몸을 잘 만들었다”라고 칭찬하면서 “다음에도 타점을 생산하는 타격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삼성 김동엽. 삼성 제공
경기 후 만난 김동엽은 “(복귀 후) 첫 장타가 빨리 나왔고, 그 장타가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홈런이라 굉장히 기분이 좋다”라며 활짝 웃었다. 김동엽은 “복귀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쳤지만 걱정은 없었다. 겨울에 잘 준비했고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낼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덕분에 홈런이 빨리 나온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동엽은 지난 4월 굉장히 좋은 페이스로 순항하고 있었다. 11경기에서 타율 0.333 3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왼쪽 햄스트링 손상 진단을 받은 김동엽은 2개월 회복 소견까지 받았다. 잘 나가고 있던 차에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김동엽은 “처음에 상심이 정말 컸다. 회복기간 이야기를 듣고 더 안 좋았었다. 하지만 희망을 갖고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왔는데, 다행히 회복 속도가 빨랐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준 덕에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부침이 심했던 김동엽이었다. 수년간 거포 유망주라고 불려왔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고, 올 시즌엔 6년 만에 1군 스프링캠프 탈락이라는 고배도 마셨다. 하지만 김동엽은 이를 악물고 2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캠프 막판 1군에 복귀한 뒤 시범경기에 이어 4월까지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23 KBO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31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김동엽이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5.31/
그는 “올 시즌 2군 캠프에 참가하면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준비했다. 코치님들과 같이 연구하고 훈련량도 많이 가져갔는데, 이제 (이런 루틴이) 몸에 밴 것 같다. 시범경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똑같이 훈련 루틴을 가져간 것이 좋은 성적의 비결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동엽은 “못 치더라도 흔들리려고 하지 않고 꾸준히 평점심을 유지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들쑥날쑥했던 타격폼의 확립이 결정적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수년간 타격폼 혼란을 겪었던 그는 올 시즌엔 확실한 타격폼을 유지하면서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타격폼 확립이 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하루 못 쳤다고 타격폼 때문에 못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좋았던 타격폼 대로 나가다 보면 결과가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하며 타석에 임하고 있다. 그 덕에 결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지난 수년간 김동엽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몇 차례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하면서도 김동엽은 다소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승리를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확 달라졌다. 얼굴에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김동엽은 “이제 몸은 괜찮다”, “내일도 잘 치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