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7.20에서 4.35로 낮췄다. 그의 호투에 힘입은 두산이 4-1로 승리하면서 장원준도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장원준은 지난 4월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퓨처스(2군)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퓨처스팀에 있는 동안 변신을 꾀했다. 팔 각도를 억지로 높이는 대신 낮게 던져도 자연스럽게 투구하도록 변신했다. 직구 대신 투심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여 범타 유도를 꾀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3일 기회가 왔다.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2018년 이후 5년 만의 선발승을 달성했다. 개인 통산 130번째 승리였다.
역할은 대기록 달성에서 끝나지 않았다. 딜런 파일, 최원준, 곽빈의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진 공백이 커지자 이승엽 감독은 퓨처스로 내렸던 장원준을 대체 선발로 다시 올렸다.
두 번째 기회 때 그는 더 예리했고 노련했다. 최고 구속은 138㎞/h(투심 패스트볼 기준)에 불과했지만, 예리한 투구로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화 최고 타자 채은성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1회를 마친 장원준은 2회도 단 1피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을 이어갔다.
위기도 있었다. 장원준은 2-0으로 앞서던 3회 선두 타자 이진영에게 한가운데 몰린 슬라이더 실투를 던지다 좌익수 왼쪽으로 날아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날 그가 내준 유일한 장타였다. 이어 1사 후 한화 신인 문현빈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다.
장원주는 노련하게 막아냈다. 뜬공 2개로 3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마친 그는 4회에도 1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연속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장진혁에게 신무기 투심 패스트볼로 내야 뜬공을 유도했고, 장타를 쳐냈던 이진영에게는 더 예리한 제구를 선보였다. 그는 낮게 제구된 체인지업을 4구 연속, 그리고 다시 투심 패스트볼 2구를 던지며 결국 이진영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4회를 마무리했다. 5회를 1피안타로 마치고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운 장원준은 6회 선두 타자인 좌타자 김인환까지 잡고 임무를 마무리했다.
마운드를 장원준이 지키는 동안 타선은 장타로 리드를 차지했다. 특히 주포 김재환이 모처럼 활약했다. 이날 4번 타순 대신 6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김재환은 2회 장민재의 직구 실투를 공략해 선취 투런포를 터뜨렸다. 지난 5월 17일 이후 21일·50타석 만에 나온 시즌 4호포였다. 5일 기준 장타율 0.374까지 떨어졌던 그의 방망이가 모처럼 이름값을 한 경기였다. 두산은 이어 우익수 김대한이 3회 말 솔로포를 쏘아 올렸고, 4회 허경민의 희생 플라이를 기록해 점수 차를 석 점까지 벌렸다.
타선이 벌어준 점수를 불펜이 지키면서 장원준은 2경기 연속 승리 투수가 됐다. 1844일 만에 130승을 거뒀던 그였지만, 131승은 불과 15일 만에 이뤄냈다. 그가 선발 연승을 거둔 건 지난 2017년 9월 22일부터 2018년 3월 25일까지 3연승을 거둔 이후 1899일 만이다.
한화는 중심 타자 노시환이 4타수 4안타를 기록했고, 신인 문현빈도 리드오프로 3안타 1타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장원준 공략에 실패하고 1득점에 묶였고, 선발 장민재가 3과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며 시즌 5패(2승)를 당했다.
장원준의 호투로 불펜진을 아낀 두산은 7일 경기 운용에 여유를 얻었다. 7일 역시 대체 선발인 박신지가 출격한다. 한편 한화는 7일 선발 투수로 최고 160㎞/h 강속구를 던지는 문동주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