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오지환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키움의 경기. 5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LG 오지환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베이스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23.6.6 jieunlee@yna.co.kr/2023-06-06 15:54:24/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캡틴’ 오지환(33)이 올 시즌 팀 최다 연패 위기에 있던 LG 트윈스를 구했다. 자신의 짧은 슬럼프도 벗어났다.
오지환은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홈경기에 7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승기를 잡는 적시타와 쐐기타를 차례로 때려냈다.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을 경신하며 활약했다. 4안타를 기록한 오스틴 딘과 오지환이 공격을 이끌며 9-1로 완승을 거뒀다. 최근 3연패를 끊어냈다.
2회 초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오지환은 팀이 1-0으로 앞선 4회 초 1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에릭 요키시로부터 중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기세를 탄 LG는 김민성이 좌전 안타, 김범석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 더 달아났다.
오지환은 최근 9경기에서 타율 0.188로 부진했다. 타점은 10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3점뿌니었다. 그사이 투수진 힘으로 버텨내던 LG도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모두 지며 위기에 놓였다. 야수진 최고참이자 간판타자인 김현수는 ‘타격 기계’ 면모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고장 났다.
오지환의 반등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우리 팀은 (김)현수와 오스틴 그리고 (오)지환이가 해결을 해줘야 하는 팀”이라며 다른 두 선수의 분전을 바랐는데, 오지환이 바로 부응했다. 염 감독도 "(오)지환이가 4타점을 올려주면서 경기를 여유 있게 풀 수 있었다"라고 반겼다.
경기 뒤 만난 오지환은 “아무래도 지난 시즌(2022)에 비해 장타가 줄어서 의식했다. 그나마 팀이 계속 이겨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타격이 부진하면 수비)에 집중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다”라고 돌아보며 “이제 여름이 다가왔기 때문에 (안타나 타점이) 조금 더 나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타점 기회에서 더 집중했다. 타점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경기를 편하게 만드는데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날 활약 배경에는 동료들의 도움도 영향을 미쳤다. 오지환은 자신이 슬럼프를 겪는 동안 타격감이 좋았던 타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현재 홈런 1위 박동원은 너무 어려운 코스(투수의 공 기준) 공략에 연연하지 말고, 공을 많이 보고, 잘 칠 수 있는 공에 배트를 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해줬다고. 오지환은 그런 말들을 새겼다.
LG는 올 시즌 3연패 이상 당하지 않았다. 이날 키움전에서 최다 연패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거둔 완승. 오지환이 부진을 털어내며 이끌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