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와 결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리오넬 메시. 사진=파브리지오 로마노 SNS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두려웠습니다.”
인터 마이애미(미국) 이적을 결심한 리오넬 메시(37)가 친정팀 바르셀로나 복귀를 결정하지 않은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바르셀로나를 떠날 당시 하루아침에 ‘계약 불가’ 통보를 받아 상처가 그만큼 깊었던 만큼, 이번에는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했다는 작심발언이었다.
메시는 8일(한국시간) 인터 마이애미 이적을 확정한 뒤 스페인 스포르트·문도 데포르티보와 합동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다리면서 제 미래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기보다는 제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싶었다”며 “2년 전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리생제르맹(PSG)과 2년 동행을 마친 메시는 바르셀로나 복귀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마이애미 세 가지 선택을 두고 고심했다. 친정팀 바르셀로나로 복귀할지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재정적인 문제도 실마리를 찾으면서 복귀 가능성이 커 보였다. 메시의 선택은 그러나 미국 마이애미행이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에 흥분이 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겪은 일들과 같은 상황에 처하고 싶지도 않았다. 라리가 사무국도 제가 복귀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며 “기존 선수들을 이적시키거나 선수 연봉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일과 연관되면서까지 복귀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2년 전 같은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게 준비가 됐을 때 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고 결국 바르셀로나를 떠나야만 했다. 부랴부랴 새 팀을 찾고 급하게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이번엔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제 자신과 가족을 위해 결정을 내리고 싶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와 결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바르셀로나 시절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 앞서 메시는 지난 2021년 바르셀로나와 동행을 이어가려다 구단 재정 문제 때문에 돌연 팀을 떠나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다 결국 개막을 앞둔 8월 초 급하게 새로운 팀을 찾아야 했다. 자칫 바르셀로나 복귀를 결정했다가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먼저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로 한 배경이다. 또 바르셀로나 복귀 과정에서 기존 선수들의 방출이나 연봉 삭감 등과도 연루되고 싶지 않다는 게 메시의 생각이다.
그는 바르셀로나 복귀를 결정하지 않은 배경으로 “경제적인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바르셀로나 복귀 시 연봉이 대폭 삭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메시는 “만약 돈이 문제였다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힐랄은 메시에게 무려 5700억원의 연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구단이 나를 영입하기 위해 100% 최선을 다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 “내가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 남아 있는 걸 원하지 않았던 이들이 있던 것처럼, 지금 구단에는 내가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파리생제르맹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 메시는 “아직 100%는 아니고,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나는 마이애미로 가기로 결정했다. 가족들도 내 결정을 지지해 줬다”며 “이제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내 인생을 즐기고, 가족들과 일상을 즐기고 싶다. 바르셀로나에 가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메시의 마이애미 이적은 구단이 속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공식 발표를 통해 공식화됐다. 구단도 메시 관련 영상을 통해 메시의 합류를 반겼다. 마이애미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다. 현지에 따르면 ML를 후원하는 거대 다국적 기업인 애플과 아디다스도 수익 일부를 메시에게 제공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