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에 돌입한 한국야구, 국가대표 안방을 차지할 새 주인공은 누가 될까.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참가할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가 9일 발표를 앞둔 가운데, 포수 포지션에 누가 발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AG 야구대표팀은 이전 국제대회와 다르게 꾸려진다.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느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번 대회부터 나이 제한을 걸었다.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로 최종 엔트리가 꾸려진다. 여기에 나이·연차와 상관없는 와일드카드 3명이 포함된다.
대표팀 안방도 자연스레 세대교체에 돌입한다. 그동안 대표팀 안방을 책임졌던 양의지(36·두산 베어스)와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는 물론, 박동원(33·LG 트윈스) 유강남(31·롯데 자이언츠) 장성우(33·KT 위즈) 등 30대 투수들은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지난 4월 말 발표한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 19명은 모두 만 10~20대이다.
문제는 경험 부족이다. 국제무대에선 투수를 리드하고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할 포수의 경험이 중요한데, 19명의 선수들 중 국가대표 경험이 있거나 리그에서 주전을 차지한 선수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예비엔트리 선수들 중 성인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는 한승택(29·KIA 타이거즈)과 장승현(29·두산)뿐이다. 그마저도 연령 제한(만 24세 이하)이 있던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으로 성인 대표팀 경험이 있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여기에 리그에서의 활약을 기준으로 한다면 포수들의 경험 부족 문제는 더 부각된다. 19명 중 올 시즌 규정 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고, 대부분 백업에 머물러있다.
지난 수년간 주전급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은 올 시즌 모두 주춤하다.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김재성(27·삼성)과 김준태(29·KT)는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고, AG 엔트리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정보근(24·롯데)과 김형준(24·NC) 역시 각각 백업(유강남)과 부상 등으로 올 시즌 출전이 적었다.
꾸준히 리그에 출전중인 선수들의 성적도 다소 저조하다. 이들 중 가장 경험이 많은 한승택은 타율 0.143 OPS(출루율+장타율) 0.427로 다소 부진하고, 신인 김동헌(19·키움)도 타율 0.224에 불과하다.
수비 성적도 아쉽다. 블로킹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Pass/9(9이닝당 허용한 폭투와 포일)에선 김동헌이 0.556으로 엔트리 선수들 중 가장 좋지만, 특출한 성적은 아니다. 김동현은 도루 저지(27.3%)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도루 저지율은 박상언(26·한화 이글스)이 42.1%로 가장 좋으나, Pass/9는 0.842로 높은 편이다. 누구 한 명도 도드라지는 선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국가대표 안방의 세대교체 문제는 시급하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가대표 안방은 강민호와 양의지 두 명이 양분해왔지만, 이들도 어느덧 30대 후반의 선수가 돼 국가대표 은퇴를 앞두고 있다. 새 얼굴을 빨리 발굴해야 하는 상황.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기점이 될 예정이다. 어떤 선수가 AG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