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이 확실하다. 라울 알칸타라(31·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전에서 3경기 연속 완벽투를 펼치며 3연전 싹쓸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알칸타라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 기회를 잡았다. 직구 최고 154㎞/h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1.98에서 1.77까지 낮췄다.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에서 뛴 후 지난 2년 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었던 알칸타라는 올 시즌 두산에 돌아와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성기 못지 않은 강속구에 더 예리해진 포크볼 덕분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했는데, 특히 한화전 성적이 막강했다. 2경기 15이닝을 던졌고 2승 무패 평균자책점이 0.60에 달했다. 내준 점수가 단 한점에 불과했고 최소 7이닝을 보장했다.
한화전 강세는 8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알칸타라는 1회 1사 후 정은원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 2경기 6안타를 몰아쳤던 노시환에게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고, 4번 타자 채은성도 구위로 찍어눌러 내야 뜬공을 유도해 1회를 마쳤다.
2회부터는 질주가 시작됐다. 4회까지 퍼펙트 행진이 이어졌다. 2회를 김인환과 이진영에게 연속 삼진을 잡고 시작했고, 3회 역시 박상언에게 삼진을 잡은 후 뜬공 두 개를 가볍게 유도했다. 3회 투구 수가 단 7구에 불과했다. 한화 상위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략을 시도한 4회에는 모두 낮은 공으로 땅볼을 유도해 돌려세웠다.
알칸타라의 순항은 계속됐다. 5회 김인환을 2구 만에 직선타로 잡아낸 그는 최근 장타 감각이 준수했던 이진영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초구 슬라이더 후 직구-투심 패스트볼-포크볼을 골고루 보여줬고, 결정구로 다시 강속구를 던져 만든 성과였다. 후속 타자 장진혁에게 3이닝 만의 피안타를 기록했지만, 이내 박상언을 단 1구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잘 맞은 강한 타구였지만, 넓은 잠실 외야를 넘기기엔 역부족이었다.
홈 구장의 도움을 받은 알칸타라는 6회 역시 단 7구로 끝냈다. 1사 후 문현빈을 상대로는 초구 직구를 꽂아 스트라이크를 잡고, 커브를 떨어뜨린 후에 다시 슬라이더를 존 안에 넣어 삼구 삼진을 이끌었다. 피장타 우려가 적은 상대 정은원을 상대로도 공격적으로 슬라이더 스트라이크 두 개를 꽂아 가볍게 범타를 유도했다.
7회 중심 타선을 상대로도 2탈삼진 삼자범퇴를 기록한 그는 96구를 던진 상태에서 8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까지 필승조 두 사람이 연투한 두산 벤치의 승부수였는데, 그 결정이 통했다. 선두 타자 이진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그는 장진혁도 4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 세 번째 타자 박상언을 상대로 107구까지 던졌지만, 끝내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포효하며 8이닝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