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묵묵히 9회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31·두산 베어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주중 3연전 승리를 모두 쓸어왔다.
두산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선발진 공백에 흔들렸으나 대체 선발 카드 두 장을 내고도 3연전에서 모두 이겨 상위권 도약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 일등 공신은 라울 알칸타라였다. 올 시즌 한화전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도 8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3연승의 선봉장이 됐다.
타선에서는 외야수 홍성호가 깜짝 스타가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콜업된 그는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회 선취 적시타를 치면서 이날 결승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데뷔 첫 타점이었다.
다만 9회 깔끔하지 못했던 마무리가 이날 경기 두산의 옥의 티였다. 이승엽 감독은 그동안 피해 온 마무리 홍건희의 3연투를 선택했다. 그러나 홍건희가 무사 만루를 허용하고 내려가 승부수는 실패한 셈이 됐다.
대신 사이드암스로 필승조 박치국이 그 자리를 채웠다.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 박치국은 유격수 병살타로 아웃 카운트 2개를 가져왔고, 한화 4번 타자 채은성에게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홍건희의 책임 주자 한 명을 불러들였지만, 결정적이고 효과적인 투구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에이스 알칸타라의 완벽한 투구가 승리로 이어졌다. 9회 무사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은 박치국의 배짱도 눈부셨다"며 "타선에서는 홍성호가 콜업되자마자 부담이 컸을텐데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데뷔 첫 타점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칭찬뿐 아니라 사과도 따랐다. 이 감독은 "3일 연속 묵묵히 9회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틀 연속 투구수가 많았음에도 투수조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줘 고맙다"고 사과와 함께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