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은 지난 9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야구 대표팀 포수 포지션은 예비 명단 발표부터 큰 관심이 쏠렸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베테랑 자원이 모두 제외돼 물밑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조계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포수 포지션은) 위원회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고 논의 시간이 가장 길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후 "김형준은 약간 의외"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세광고를 졸업한 김형준은 2018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입단했다. 입단 첫 시즌 1군에 데뷔해 2020년까지 김태군(현 삼성 라이온즈)과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의 백업으로 경험을 쌓았다. 비슷한 나이대 포수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지만 '부상'이 변수였다. 특히 AG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발목을 다쳐 경기를 뛰지 않고 있었다.
이미 김형준은 지난해 8월 상무야구단에서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아야 하는 포수로선 부담이 큰 부상이었다. 9월 전역 후 팀에 복귀했지만, 한동안 재활 치료에만 전념했다. 미국 애리조나 1군 스프링캠프도 참여하지 못했다. 그런데 5월 말 공을 잘못 밟아 오른 발목 인대까지 손상됐다. 퓨처스(2군)리그 출전 횟수를 늘려 1군 복귀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지만, 다시 재활군으로 향했다.
이런 상황에서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의외’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임선남 NC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형준의 실전 재개 시점을 두고 "7월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동안 발목 재활 치료에 전념한 뒤에야 경기를 뛸 수 있다는 의미다. 강인권 감독은 "부상에 대한 염려만 없다면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재활 치료 과정을 지켜보고 언제부터 경기에 나갈 수 있는지 지켜보려고 한다. (대회가 열리는) 9월 말 정도면 문제없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김형준과 함께 포수 엔트리에 포함한 건 김동헌(19·키움 히어로즈)이다. 김동헌이 올해 데뷔한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김형준의 출전 시간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형준은 "이렇게 뽑히게 돼 무척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AG 나가기 전까지 몸 잘 만들어서 이전에 좋았던 감도 되찾고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잘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