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가 20세 이하(U-20)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상대는 앞서 일본·우즈베키스탄 등 다른 아시아팀들이 잇따라 패배했던 이스라엘이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3·4위전에서 이스라엘과 격돌한다.
앞서 김은중호는 이탈리아와 준결승에서 체력적인 부담과 석연찮은 판정에 시달려 아쉽게 졌지만, 그래도 마지막 3위 결정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물론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돌풍의 팀이었다. U-20 월드컵 출전 자체가 처음이었는데, 첫 출전 대회에 4강까지 올랐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 준우승이 반짝 성과가 아니었음을 U-20 월드컵 무대에서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선 콜롬비아와 첫 경기에서 졌지만 이후 세네갈과 비긴 뒤, 일본을 2-1로 제압하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첫 무대에선 또 다른 아시아 팀인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었고, 우승 후보 브라질을 3-2로 꺾는 대이변까지 연출했다. 다만 우루과이와 4강전에서 져 돌풍은 결승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김은중호 역시 이번 대회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4강 진출팀들 가운데 유일한 무패 팀일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다. 토너먼트에선 에콰도르를 3-2로, 나이지리아를 1-0으로 잇따라 제압하면서 4강까지 올랐다. 대회 내내 아쉬운 심판 판정에도 꿋꿋하게 승전고를 울렸다.
4년 전 이강인 같은 스타플레이어까지는 없지만, 김은중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으로 그야말로 똘똘 뭉쳤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는 샛별들이 탄생해 박수를 받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은 김은중호의 이번 대회 여정을 더욱 눈부시게 만들고 있다.
앞서 일본, 우즈베키스탄이 잇따라 진 상대인 만큼 아시아의 자존심이 걸린 무대이기도 하다. 4강이라는 성적을 통해 이미 아시아 다른 팀들과는 수준이 다른 팀이라는 점이 명확해졌지만, 이스라엘전 승리까지 더해지면 아시아 최강팀 입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만약 김은중호가 이스라엘을 꺾으면 한국 남자 축구 사상 FIFA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는 기록을 남긴다. 대회 입상 메달 역시 3위까지만 주어진다. 이스라엘과 U-20 대표팀 역대 전적은 3무 4패로 열세다. 다만 마지막 대결은 이스라엘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던 1972년이라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