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 이상영(23)의 복귀는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김윤식(23·이상 LG 트윈스)으로선 '위기'이다.
이상영은 지난 12일 전역했다.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한 이상영의 복귀는 LG가 기다렸던 희소식 중 하나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이상영의 1군 기용 가능성을 꾸준히 밝혔다. 상무야구단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만큼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없다고 판단한다.
부산고를 졸업한 이상영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됐다. 2021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1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 총 50이닝을 소화했다. 1군에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했지만, 상무야구단에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2군에서 10승(3패)을 따내더니 올 시즌엔 전역 전까지 2군 다승 선두(8승)를 질주했다. 대량 실점한 한 경기(5월 4일 두산 베어스전 6실점)를 제외하면 2군 그의 평균자책점은 2.63에서 1.76까지 내려간다.
1군과 2군의 리그 수준 차이는 크다. 상무야구단에서 잘하더라도 1군에서 진땀 뺀 선수가 적지 않다. 하지만 LG는 이상영의 기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만큼 2군에서 꾸준했다. 등판한 9경기 모두 최소 5이닝을 책임졌다. 염경엽 감독은 이상영을 두고 "4선발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팀 내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찌감치 전역 이틀 뒤인 1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복귀전으로 확정한 것도 이 이유다.
이상영의 합류는 김윤식의 이탈과 맞물려 있다. 개막전 3선발이던 김윤식은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12피안타 7실점으로 부진한 탓이다. 한 경기 12안타를 허용한 건 2020년 데뷔 후 처음. 7자책점도 불명예스러운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인 김윤식은 시즌 내내 부진하다.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11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지난해 8승을 따내며 3선발 자리를 꿰찬 견고함이 온데간데없었다. 처음엔 시간이 해결해줄 거로 보였다. WBC에 전념하느라 시즌 준비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초 염경엽 감독도 "윤식이의 몸 상태를 봤을 때 시즌을 시작하는 몸이 (이제) 만들어졌다. 4월 한 달은 WBC 가서 못 만들었던 투구 수 등을 채웠다면 이제부터 시즌을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독려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만들지 못했다.
이미 김윤식은 임찬규에게 3선발 자리를 내줬다. 같은 왼손 투수인 이상영이 4선발로 자리 잡으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이 꼽은 김윤식의 반등 포인트는 '제구'이다. 경쟁력을 증명하는 건 선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