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민은 지난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소속팀이 1-0으로 앞선 9회 말 등판, 김선빈·변우혁·한승택을 잡아내며 리드를 지켜내고 세이브를 올렸다. 키움은 지난 4월 27일 KT 위즈전 이후 47일 만에 3연승을 거뒀다.
불안 요소를 지우고 정비한 불펜이 키움의 반등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키움은 지난달 초부터 마무리 투수였던 김재웅을 경기 승부처에 투입하는 조커로 활용했다. 당시 타선의 공격력이 좋지 않았던 탓에 8회까지 리드를 지키는 경기가 드물었고, 코칭 스태프는 팀 불펜진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를 세이브 상황에만 투입하고 있는 점을 두고 고민했다.
이런 보직 파괴는 대체로 정석으로 보기 어렵다. 김재웅도 이런 운영을 시도한 첫 경기부터 고전했다. 5월 9일 LG 트윈스전에서 4-2로 앞선 8회 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동원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았다. 지난달 2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4점을 내줬다. 마무리 투수를 맡을 때보다 기복이 커졌다.
효과도 있었다. 배포가 있는 김재웅이 승부처에서 리드를 지켜내며 박빙 승부에서 기세가 밀리지 많은 모습도 자주 보였다. 코칭 스태프가 원하던 그림이 만들어졌다. 관건은 김재웅 대신 9회를 맡은 임창민의 퍼포먼스였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96세이브를 기록한 투수지만, 클로저 임무를 하지 않은 지 오래됐고,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내구성도 의구심을 줬다.
그런 임창민이 뒷문을 든든하게 막아주고 있다.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에서 이적 뒤 처음으로 세이브를 올렸고, 이후 6경기 연속 무자책점 투구를 이어가며 세이브 4개를 더했다.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만 세 차례 임무를 완수했다.
그사이 임창민은 개인 통산 100세이브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20호 기록이자, 최고령(37세 9개월 10일) 100세이브 달성을 경신했다.
키움은 간판타자 이정후의 타격감이 살아나며, 공격력이 좋아졌고, 안우진이 지키는 선발진도 수준급이다. 관건은 불펜 안정화였는데, 임창민이 기둥 역할을 해주며 재건을 이끌고 있다.
임창민은 지난 13일 화상치료환우를 돕기 위해 한 사회복지법인(한림화상재단)에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2020년부터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귀감을 주고 있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