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15일(한국시간)부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주 차 일정에 돌입한다. 에이스 박정아(30)의 분전이 절실하다.
대표팀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1주 차 일정 4경기(튀르키예·캐나다·미국·태국전)에서 단 한 세트도 얻지 못하며 4연패했다. 승점 0점. 지난해 12전 전패에 이어 이 대회 16연패다.
2주 차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15일 첫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을 만난다. 지난 2021년 8월 치른 도쿄 올림픽 4강전에서 0-3으로 완패한 팀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뛰었던 당시 경기에서도 대표팀은 무기력했다.
이어 16일에는 ‘숙적’ 일본을 상대한다. 도쿄 올림픽 예선전에선 이겼지만, 지난해 VNL 맞대결에선 0-3으로 패한 상대다. 일본은 현재 랭킹 7위다. 이번 대회에서도 홈에서 열린 1주 차 일정에서 강호 도미니카공화국을 잡는 등 4승을 거뒀다.
2주 차 3차전은 크로아티아다. 현실적으로 1승을 노려볼 수 있는 유일한 상대다. 크로아티아도 1주 차 4경기에서 모두 0-3으로 패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크로아티아에 3-1로 승리한 바 있다.
대표팀은 지난 3일 치른 미국과의 1주 차 3차전부터 기존 염혜선에서 김다인으로 주전 세터를 바꿨다. 박은진·정호영 등 미들 블로커(센터)를 활용한 중앙 공격이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김다인은 부상 탓에 2주 차 일정에서 빠졌지만, 이전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공격수에서 리베로로 변신한 문정원도 리시브 효율 54.55%를 기록하며 분전했다. 수비도 나쁘지 않다.
대표팀의 대회 첫 1승은 에이스 박정아의 손에 달려 있다. 그는 1주 차 출전한 4경기에서 대표팀 공격수 중 가장 많은 득점(27)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30.26%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블로커 높이가 낮은 태국전에서 14점을 올렸지만, 체격이 좋은 외국 팀과의 경기에선 고전했다. 특히 후위에 있을 때 백어택 공격을 거의 시도하지 못했다.
중앙 공격은 상대 블로커가 측면 공격수를 의식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좌·우 공격이 살아나야 하는 이유다. 박정아는 대표팀 캡틴이자 ‘포스트 김연경’ 시대 주역으로 기대받는 선수다. V리그 여자부 선수 중 가장 많은 보수(7억 7500만원)를 받는다. 한국 여자 배구 자존심이 그의 어깨에 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