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7차전. 원정 팀 KIA의 1회 초 공격에서 2번 타자로 들어선 선수를 향해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18개월 군 복무(상무 야구단)를 마치고 1군 복귀전에 나선 야수 최원준(26)을 반기는 반응이었다.
2020년 KIA 주전 외야수로 올라선 최원준은 입대 전 치른 2021시즌, 타율 0.295·출루율 0.370·82득점·40도루를 기록하며 팀 리드오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선수다. 수준급 타격·주루를 갖췄다. 13일 키움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현재 KIA 외야진에 자리가 없기 때문에 그는 당분간 1루수로 나선다.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전 최원준의 타격 훈련을 모습을 보며 “입대 전보다 얼굴이 하얘지고, 몸도 날씬해진 것 같다. 운동을 열심히 안 했나 보다”라고 웃어 보였다. 농담 섞인 말이지만 이전보다 마른 모습을 신경 쓰는 눈치였다. 실제로 입대 전 83~84㎏를 유지하던 최원준의 현재 몸무게는 81㎏라고 한다.
장타력이 부족한 선수 대부분 군 복무 기간, 몸무게와 근육량을 키우는 벌크업(Bulk up)을 시도한다. KT 위즈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투수 엄상백,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고승민이 벌크업 효과를 증명한 대표 선수다.
입대 전 출전한 544경기에서 통산 15홈런에 그쳤던 최원준도 단점인 장타력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내내 증량을 시도했다. 올해 초까지 90㎏ 대 몸무게를 유지했다.
다시 감량을 시도해 80㎏ 대 몸무게로 돌아간 이유는 단점 보완보다 장점 강화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이전엔 장타력을 키우고 싶었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치르며)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는 빨리 뛰고 근성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시 감량했다”라고 설명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타격 자세와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배경은 역시 장타력 보강. 소속팀에 복귀해 1군 경기를 치르면 실전에서 실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원준은 “제대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선 타석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대로 있으면 후회될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결론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장타 생산에 욕심을 내다가, 강점인 콘택트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최원준은 “결국 전역 전 2~3주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치른 경기에서는 2021시즌과 같은 타격 방식으로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18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몸과 기술 모두 변화를 줬지만, 다시 원점이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이 좇아야 할 야구를 정립할 수 있었다.
최원준은 “내가 하구 싶은 야구만 해서는 1군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 같다. 팀(KIA)를 위해 해야 할 야구는 최대한 기동력을 살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I에A는 지난 시즌(2022) 도루왕(42개)에 오른 박찬호, 백업으로 뛰고도 13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이 있다. 여기에 최원준까지 가세했다. 김종국 감독도 이전보다 더 자주 작전을 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