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6월 상승세로 순위 싸움을 이어 오던 NC 선발진에 최대 고비가 찾아왔다.
NC는 지난 14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페디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긴급히 내린 결정이었다. 원래 전날 4이닝 5실점(4자책점)에 그친 이용준을 제외할 거로 전해졌으나, 교체 대상이 바뀌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페디가 오늘 불펜피칭 전 우측 전완부에 불편함을 호소해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튿날인 15일 페디는 오른쪽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페디는 10일 후에 복귀 예정이지만, NC의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15일 기준 10승(1위) 1패 평균자책점 1.74(1위) 89탈삼진(2위)를 기록 중이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와 2016년 더스틴 니퍼트(이상 두산)가 기록한 외국인 투수 시즌 최다승 기록(22승)을 경신할 가능성도 충분했다. 페디의 호투와 함께 최근 5연승을 달리고 3위까지 오른 NC의 순위 싸움에도 비상이 걸렸다.
NC의 걱정은 페디 한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4월 평균자책점 2.84(1위)를 기록했던 NC 선발진의 성적도 5월(3.86)과 6월(4.27)에 나빠지고 있다. 페디와 함께 새로 영입했던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는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디스크 신경증)을 느껴 이탈했다가 두 달이 지난 5월 30일에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했지만, 6월 2경기에서는 1패 평균자책점 10.45로 크게 부진하다. 에이스 구창모도 지난 3일 왼쪽 전완부 굴곡근 통증으로 말소돼 월말에나 복귀할 수 있다.
신인왕 경쟁을 펼치던 이용준도 5월(평균자책점 5.51)부터 호투와 부진을 반복하는 중이다. 첫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활약했던 최성영도 14일 두산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올 시즌 첫 부진을 겪었다. 베테랑 이재학(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0.72)을 제외하면 모든 선발 투수들이 부진과 부상을 한 차례씩 겪은 셈이다.
타선의 분전이 필요한 시간이다. 다행히 지난해 교타자 중심으로 재편한 타선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5월 이후 NC는 팀 타율 0.270(2위) 155득점(3위·이상 14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 부진했던 제이슨 마틴이 최근 15경기 연속 안타(이 기간 타율 0.339)로 살아난 게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