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 2개로 팀의 두 차례 빅 이닝을 이끈 그에 힘입어 NC는 10-3으로 대승을 거두고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손아섭은 앞서 14일 경기에서도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전날까지 2299개였던 통산 안타에 2개를 더해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2300안타 고지에 올랐다. 여기에 하루 뒤 3안타를 추가, 올해 자신의 타격감이 '진짜'라는 걸 알렸다.
NC 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15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14일 경기에서는 사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2안타가 운 좋게 됐다"며 "힘든 경기를 역전해 이기면서 팀이 좋은 분위기로 바뀐 것 같다. 나 역시 어제는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타석에서 느낌이 좋았다. 어제 행운의 안타들 덕분에 오늘 좋은 밸런스 속에서 타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1년 전 NC로 이적했던 손아섭은 당시 타율 0.277로 저조한 한 해를 보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탓에 주위에서는 에이징 커브(노쇠화)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손아섭 본인은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다.
손아섭은 "올해 칠 때는 많이 치고, 못 칠 때는 아예 못 치기도 한다. 아직 타격 폼에 기복이 있어서다. 정립된다면 기복을 줄일 수 있을 거다. 나만의 타격에 확신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최근 3년 정도는 내 스윙폼이 무너져 성적이 안 좋았다. 스윙이라는 것이 한 번 잃어버리면 찾기 힘들더라. 주위에서도 에이징 커브 이야기를 했지만, 난 아직 보다시피 건강하다. 앞으로 몇 년 정도 더 거뜬히 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2300안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KBO리그 역대 2위 기록인 양준혁의 2318개까지 불과 14개만 남았고, 역대 1위인 박용택의 2504안타도 가시권이다. 손아섭은 "스윙폼이 정립된다면 난 지금이 절대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왕 야구하는 거라면 3등보다는 2등이 낫고, 2등보다는 1등이 낫다. KBO리그 역사에 어쨌든 내 이름 석자가 남는다면 야구 인생에서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대기록에 대한 도전은 자신에 대한 선물이기도 하다. 독종, 악바리라는 명칭이 누구보다 자연스러웠던 손아섭이다. 그는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고 누구보다 더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힘든 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다면 보람있지 않을까. 초심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