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빅클럽이 부르는 이유를 증명했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대표팀 안에서도 이강인(22·마요르카)의 왼발은 번쩍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클린스만호는 전력 공백을 안고 싸웠다.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현대) 등 후방 핵심 자원이 소집 명단에서 빠졌고, 손흥민(토트넘)은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아 벤치에 앉았다.
시선은 이강인에게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손흥민에게 프리롤을 부여하며 재미를 봤다. 이강인 역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은 선수이기에 세간의 기대를 받았다.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호조의 컨디션을 자랑했기에 더 그랬다.
이날 이강인은 4-4-2 포메이션의 우측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주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그동안 측면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페루전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측면 미드필더 자리를 소화했다. 전반적으로 클린스만호가 답답한 경기를 펼쳤는데, 이강인은 공을 잡을 때마다 제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측면에 고립된 상황에서도 공을 지켜내고 연결하는 등 장점을 가감 없이 뽐냈다.
몇 안 되는 찬스도 이강인이 만들었다. 이강인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27분, 원터치 전진 패스로 오현규의 슈팅을 끌어냈다. 소강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33분에는 왼발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꿔놨다.
후반 경기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강인은 제 몫을 했다. 특히 후반 16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건넨 패스를 센스 있게 흘려 오현규에게 1대1 찬스를 제공했다. 오현규의 슈팅이 막혔지만, 이강인의 센스가 빛난 장면이었다. 이강인은 경기 내내 키커로 나서며 ‘황금 왼발’을 과시했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6골 6도움을 올린 이강인은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기량을 뽐냈고, 프랑스 메가 클럽 PSG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거듭 쏟아지는 이적설에도 이강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에서도 날카로운 왼발을 과시하며 PSG가 원하는 이유를 완벽히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