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KBO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는 서호철(27·NC 다이노스)이었다. 서호철은 주간 타율 5할(26타수 13안타)을 기록했다. 주간 타격 1위. 출루율(0.500)과 장타율(0.654)도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서호철을 6월 셋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주간 MVP로 선정될지 진짜 몰랐다. 얼떨떨한데 기분 좋다"며 웃었다.
서호철은 선발 출전한 주간 5경기(1경기 대타)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주말에 열린 KIA 타이거즈 원정 3연전에선 16타수 9안타를 몰아쳤다. 3연전 첫날이었던 16일 개인 한 경기 최다 4안타, 18일에는 2루타 2개를 터트렸다. KIA 투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그는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한 거 같다. 잘 먹고 잘 쉬니까 이런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나 싶다"며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감각이 유지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호철은 지난 13일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19일 기준 타율이 0.330(179타수 59안타)으로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와 타율 1·2위를 다툰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백업 내야수 정도로 평가받았는데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서호철은 "기록이 계속 좋으니까,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계속 '리셋'을 하려고 한다"며 "오늘 잘 쳤으면 내일은 못 칠까 하는 생각보다 내일도 잘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지만, 새로운 타석, 새로운 경기라고 계속 각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을 최대한 의식하지 않는다. 타격왕 경쟁을 하면서 주위의 많은 관심을 받지만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는다. 서호철은 "결과를 생각하다 보면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준비한 걸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최대한 신경 안 쓰고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서호철은 득점권 타율(0.354)도 높다. 타점도 26개를 기록, 지난해 달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14타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찬스를 연결하기도 하고, 스스로 해결까지 하면서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얻고 있다. 그는 "주자가 득점권이라고 생각하면 소극적이고 조급할 수 있다. 주자가 없는 상황, 내가 첫 타자라는 마음으로 투수와 싸우는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고 했다.
효천고를 졸업한 서호철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았다. 동의대 졸업 후 재도전한 2019년 드래프트에선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에야 가까스로 이름이 불렸다.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 소속이던 2021년 퓨처스리그(2군) 타격왕에 올랐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서호철은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다른 선수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내일 더 잘할 수 있고 체력이 빨리 회복될 수 있을지 그런 생각만 한다.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시는 트레이닝 파트에 정말 감사하다"며 "항상 좋게 봐주시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