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1·FC서울)가 1년 동안 이어졌던 A매치 골 침묵을 깨트렸다. 답답한 혈을 뚫어낸 귀중한 한 방이었는데, 경기 막판 통한의 실점 탓에 빛이 바랬다.
황의조는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 교체로 출전해 0의 균형을 깨트리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6월 이집트와 평가전 이후 1년 만에 터뜨린 골이기도 했다.
답답했던 혈을 뚫어낸 한 방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졌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6일 페루전에서도 단 1골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영패를 당했다. 이날 역시 전반 내내 침묵이 이어졌다. 엘살바도르의 전력이 한 수 아래인 데다 앞서 일본과 평가전에서 0-6 대패를 당한 팀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침묵이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된 황의조가 ‘해결사 본능’을 보여줬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빙글 돌면서 수비수들을 따돌렸다. 그리고 낮고 빠른 슈팅으로 가까운 골대로 슈팅을 시도했다. 워낙 날카로웠던 슈팅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이 필요한 순간, 마침내 황의조의 골이 터졌다.
황의조도 오랜만에 포효했다. 1년 간 A매치에서 득점이 없던 데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선 대회 도중 조규성(전북 현대)에게 주전 자리까지 내주면서 하락곡선이 뚜렷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서울 임대 이적 이후 꾸준하게 출전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대표팀 합류 직전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날 상대 골망까지 흔들며 환하게 웃었다.
골뿐만 아니라 황의조는 순간적인 침투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33분에도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슈팅까지 연결했다. 최전방에서 폭넓게 움직이면서 장점인 연계 플레이를 선보이는 한편 호시탐탐 날카로운 기회도 만들어냈다.
황의조의 골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으로 이어지는가 싶었던 경기. 황의조의 골은 그러나 빛이 바랬다. 후반 43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한 탓이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4경기째 무승(2무 2패)에 그쳤다. 1년 만에 골을 넣은 황의조도 웃을 수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