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며든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최근 대중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핫한 인물이 있다. 바로 여행 유튜버 곽튜브의 이야기다.
구독자 158만 명, 영상 하나에 조회수 100만 회는 거뜬할 정도로 파급력을 자랑하는 곽튜브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여행 크리에이터이다. 최근에는 방송가까지 점령하면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게스트로도 출연했고,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과 tvN ‘부산촌놈’에 고정 멤버로 활약했다. 7월에는 EBS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도 방영된다.
곽튜브의 콘텐츠는 확실히 재미가 있다. 사람 자체가 유머러스하며 기획력도 출중하다. 일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먹방 장면에선 배부른 사람도 군침을 돌게 할 만큼 눈을 뗄 수가 없다. 또 그의 유창한 외국어 실력에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곽튜브가 단순히 ‘콘텐츠 생산자’로서 인기를 끈 것이라면 지금만큼의 화제성을 모으지는 못했을 것이다. 곽튜브의 영상을 한 편이라도 보게 되면 본캐 곽준빈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그의 특별한 인생 스토리와 진솔함 덕분이다.
곽튜브의 첫 영상은 한국이 아닌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곳에서 곽튜브는 대한민국 대사관의 실무관으로 근무 중이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처럼 보이지만, 곽튜브의 삶에는 선명한 굴곡이 있었다. 바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것이다. 지난 17일 웹툰 작가 기안84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 출연한 곽튜브는 동급생들이 컴퍼스를 들고 와 자신의 등 뒤를 찍었다며 끔찍한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학교폭력은 중학교까지 이어졌고, 도망치듯 진학한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도 괴롭힘은 계속됐다. 결국 가출과 자퇴, 극심한 대인기피증까지 앓았던 곽튜브는 마음을 다잡고 검정고시와 재수를 거쳐 부산외대 러시아어과에 진학했다. 외대를 희망했던 것은 한국인이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졸업 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곽튜브는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직원으로 취업에 성공한다. 남부럽지않은 삶을 살게된 그였지만 그는 1년 9개월 만에 유튜버로 전향하게 된다.
가장 큰 계기는 국내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덕분. 2018년 회사 생활을 병행하며 아제르바이잔의 생활 영상을 꾸준히 올렸지만, 좀처럼 반응은 오지 않았던 곽튜브는 우연히 빠니보틀의 여행에 동행한다. 당시 라이징 스타였던 빠니보틀을 보며 곽튜브는 유튜버란 직업에, 그리고 여행에 눈을 뜨게 된다
2019년까지 대사관 일을 한 그는 2020년부터 전업 유튜버가 됐다. 테마는 계획 없이 세계 곳곳을 누비는 것.
상처와 역경을 딛고 멋있게 일어선 곽튜브의 드라마 같은 서사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구독자들에 늘 즐거움을 주려 노력하고, 가식없이 솔직한 모습으로 다가온 곽튜브에게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곽튜브는 지난해 10월 활동 3년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넘으며 최고 유명 유튜버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곽튜브 또한 대중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소외받은 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2년 전 게재된 ‘고등학교 자퇴생의 짧은 인생 이야기’ 영상에는 “지금은 좀 힘들더라도 앞으로는 괜찮을 거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구독자들을 울렸다.
곽튜브의 성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몹쓸 상처를 준 가해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통쾌한 복수이며, 약자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곽튜브의 여행기를 넘어 곽준빈의 ‘인생 여행기’에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