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성적을 위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항해가 시작된다. 월드컵을 앞둔 여자 축구대표팀은 남자축구 연령별, 성인 대표팀이 쓴 신화를 잇겠다는 의지다.
콜린 벨(62)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최종 훈련에 나섰다. ‘맏언니’ 박은선(서울시청)부터 2007년생 신예 페어 케이시 유진(PDA) 권다은(울산현대고) 등 총 31인이 부름을 받아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마지막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둔 한국은 벨 감독이 강조하는 ‘고강도 훈련’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장맛비가 쏟아지던 26일, 박은선(발목 염좌) 손화연(컨디션 난조)을 제외한 29명이 그라운드를 힘차게 누볐다.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푼 벨호는 포지션 별로 모인 뒤 강도를 높여 계속해서 뛰었다.
벨 감독은 그동안 체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럽 선수들과 부딪힌 대표팀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소현(토트넘 위민)은 “선수들이 고강도 훈련을 힘들어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아는 것 같다. 요즘 여자축구가 공수 전환이 빠른데, 선수들도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주(마드리드 CFF) 역시 “지금 시점에서는 체력을 잘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꿈꾼다. 한국은 앞서 2015년 캐나다 대회(16강 진출)에서 가장 큰 성과를 냈다. 직전 2019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봤다.
앞서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조소현은 “전보다 더 많이 올라가고 싶다. 감독님이 어디까지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8강까지 가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조소현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번 월드컵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남자 축구대표팀의 약진이 벨호의 ‘동기부여’다. 남자 성인 대표팀이 우려의 시선을 뒤집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U-17 남자 대표팀은 26일 태국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영주는 “(남자 대표팀의 활약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17세 대표팀도 이겨서 월드컵에 진출한 게 우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우리가 더 힘을 얻을 수 있게 17세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이 더 높이 올라가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 한국은 내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른다. 최종 모의고사이자 월드컵 출정식이다. 최종명단(23인)은 아이티전 전후로 발표될 예정이다. 벨호는 이후 10일 호주로 출국해 25일부터 콜롬비아·모로코·독일과 16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