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8강전에서 개최국 태국을 4-1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4강에 오른 변성환호는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이 U-17 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지난 2019년 브라질 대회 이후 2회 연속이다. 이 대회는 1985년 첫 대회 이래 2년마다 개최되는데, 2021년 대회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특히 한국이 예선을 거쳐 2회 연속 U-17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7년·2009년 대회에 2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2007년 대회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2007년 대회를 제외하고 총 18회 가운데 본선에 오른 게 이번이 6번째일 정도로 한국은 유독 U-17 월드컵과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올해 새 역사를 썼다.
또 지난해 맏형들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그리고 최근 FIFA U-20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막내들도 월드컵 무대에 출전해 실력을 뽐낼 기회를 잡게 됐다.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는 A대표팀이 참가하는 성인 월드컵과 U-20, U-17 월드컵 3개 대회다.
지난해 1월 지휘봉을 잡은 변성환 감독은 1년 반에 걸쳐 뚝심 있게 한국축구의 미래들을 길러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 팀 슬로건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공격적인 축구로 경기를 지배하고 거침없이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변성환호의 화력은 무서웠다. 카타르를 6-1로 대파한 것을 시작으로 아프가니스탄도 4-0으로 완파,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했다. 대거 변화가 이뤄진 이란과의 조별리리그 최종전에선 0-2로 졌지만,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개최국 태국과 8강전에선 다시 4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4강에 오르기까지 4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렸다.
변성환 감독은 “이 자리를 통해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대회를 시작할 때부터 플레이 스타일과 원칙, 가고자 하는 방향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외부 변화가 있더라도 우리만의 축구를 유지하려 했다. 선수들도 꾸준하게 경기를 해왔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잘 헤쳐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아시아 정상 탈환이다. 변성환호 출범 당시부터 설정한 목표이기도 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U-17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건 2002년이다. 이제 두 단계만 넘어서면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다.
한국은 오는 30일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승리팀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내달 2일 대망의 결승전에 나설 수 있다. 결승에선 이란 또는 일본-호주전 승리팀과 격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