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유강남(31)이 올 시즌 가장 환하게 웃었다.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한방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회 말 5-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끝내기 결승타의 주인공은 유강남이었다.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말 1사 1, 3루에서 안치홍의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전준우가 홈을 밟아 3-3 동점을 이룬 뒤였다. 유강남은 2사 1루에서 삼성 좌완 이승현의 시속 122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의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했다.
유강남에게도, 롯데에도 의미 있는 '1승'이다.
2011년 프로 입단한 유강남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다. 그는 동료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최근 부진을 씻어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롯데는 최근 팀 분위기가 아주 좋지 않았다. 5월까지 선두 다툼을 벌인 상승세와 기세가 크게 꺾여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최근 6연속 열세 시리즈(1승 2패 또는 3패)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 전에는 코치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구단은 "항명 사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가운데, 코치 보직을 일부 바꿨다. 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바꾸려면 승리가 절실했다. 자칫 이날 경기에서 졌더라면 '위기론'이 더욱 격상했을지 모른다.
이날 끝내기 홈런에도 유강남은 마지막까지 환하게 웃지 못했다.
유강남은 올 시즌 80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LG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 중이나 타격에서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다. 27일까지 타율 0.229 3홈런 2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은 0.319다. 6월 들어서는 팀 평균자책점도 나빠지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감이 컸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울먹거리기도 했다.
유강남은 "야구가 될 듯하다가도 잘 안 풀린다"면서 "(올 시즌 활약에 대해선) 빵점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계기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들께 실망감을 드렸는데 앞으로 보여드리면 되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