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 초읽기에 들어갔다. 팬들은 김민재 특유의 입단식 사진을 기대한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뮌헨은 김민재와 최종 구두 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5년”이라면서 “구단 소식통에 따르면 김민재는 제안을 수락했다. 다음 단계는 뮌헨의 이적 허용 금액(바이아웃) 지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유의 ‘here we go’ 표현을 덧붙였는데, 이는 실제 이적이 임박했을 때 로마노 기자가 사용하는 표현이다.
길고 긴 ‘김민재 드라마’가 종영을 맞이하고, 독일에서 새로운 시리즈가 열리는 모양새다.
김민재는 지난 2022년 7월 세리에 A 나폴리와 2025년까지 계약을 맺으며 처음으로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 발을 디뎠다. 튀르키예 무대를 떠나 1년 만에 김민재는 우려와 달리 첫 시즌 만에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김민재는 9월 세리에 A 이달의 선수상을 시작으로 범상치 않은 시작을 알리더니, 리그에서만 35경기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190cm 장신의 김민재는 거칠기로 유명한 세리에 A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폿몹 등은 항상 김민재에게 좋은 평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안정적인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故디에고 마라도나와 함께한 1989~90시즌 이후 처음인 셈, 나폴리 시내에는 말 그대로 하늘색 물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나폴리는 우승의 기쁨도 잠시, 김민재를 헐값에 놓칠 위기에 놓였다. 당초 김민재에게 걸린 이적 허용 금액(바이아웃)이 있는데, 단 5000만 유로(약 714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베이징 궈안(중국)을 떠나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 입단할 당시,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그의 몸값은 650만 유로(약 9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민재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자 자연스럽게 몸값은 수직 상승했고, 나폴리 입단 시점에는 2500만 유로(약 358억원) 고지를 밟았다.
상승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민재가 스쿠데토를 품자, 그의 몸값은 6000만 유로(약 860억원)까지 올랐다. 이는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5000만 유로)을 웃도는 수치이며, 현재 한국 선수 중 최고 몸값이다. 이런 선수를 단 5000만 유로에 영입할 수 있으니 빅 클럽들의 구애가 쏟아졌다.
특히 시즌 막바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 차례씩 관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다른 후보로 눈을 돌렸고, 적극적으로 보강에 나선 맨유가 영입 레이스의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변수가 나타났다. 바로 뮌헨이 김민재 영입 레이스에 참전한 것이었다.
뮌헨은 기존 수비수 뱅자맹 파바르·뤼카 에르난데스와의 동행이 끝날 것처럼 보이면서 수비진에 공백이 생겼다. 특히 독일 빌트는 이달 초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현재 수비진의 빌드업 능력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며 수비진 보강을 예고한 바 있다. 양발을 잘 사용하고, 좌우를 가리지 않는 김민재가 뮌헨에 알맞은 조각인 셈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맨유였지만, 사실상 레이스에서 이탈한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내내 발목 잡은 구단 인수 과정이 더뎌지며 모든 영입 레이스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뮌헨은 김민재와 구두 합의까지 마쳤다. 남은 건 7월 1일부터 발동되는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을 뮌헨이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