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42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다. 이 시리즈는 많은 이들에게 모험가 혹은 고고학자의 꿈을 꾸게 했던 불후의 명작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올해 80세가 된 해리슨 포드가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영화는 1944년 2차 세계대전 말미, 나치 요새에 잠입한 인디아나 존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인디아나 존스가 찾는 건 ‘롱기누스의 창’.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알려진 유물이다. ‘롱기누스의 창’을 찾기 위해 기차에 숨어든 그는 우연히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유물 ‘안티키테라’의 반쪽을 손에 넣는다.
이 과정에서 화려한 액션과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데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디에이징 기술로 만들어 낸 젊은 시절의 인디아나 존스를 만나 볼 수 있어 반가움이 배가된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배경은 1969년으로 바뀐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인디아나 존스는 나이가 들어 정년퇴임을 맞는다. 과거 전설적인 고고학자로 불렸지만, 흘러버린 시간은 냉정하고 잔혹하기만 하다. 그러다 친구 바질 쇼(토비 존스) 박사의 딸이자 대녀인 헬레나 쇼(피비 월러 브리지)가 눈앞에 나타난다. 헬레나는 아버지가 평생을 연구한 유물 ‘안티키테라’의 나머지 반쪽이 있는 곳을 알아냈다며 인디아나 존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유물을 노리는 이들이 또 있었으니, 바로 나치 출신의 물리학자 위르겐 플러(매즈 미켈슨)다. 위르겐 플러에게 ‘안티키테라’의 반쪽을 빼앗긴 인디아나 존스는 이를 되찾기 위해 마지막 모험에 뛰어든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인니아나 존스’ 시리즈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수많은 벌레 떼에 둘러싸이는 장면부터 유물을 빼앗기고 되찾는 과정, 정통 액션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라면 빠질 수 없는 동굴까지. 이번 시리즈에서도 고전 영화의 맛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제작비만 약 2억 9470만 달러(약 3887억원)가 투입됐다. 모로코,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영국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역대급 로케이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외에도 상공에서 펼쳐지는 항공 액션, 바닷속 난파선을 찾아 헤매는 수중 액션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에게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예전과 달리 몸은 무거워졌지만 말을 타고, 하늘을 날고, 벽을 타고 오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인디아나 존스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는데 과거를 추억하는 즐거움을 들게 한다.
영화 말미에는 눈물과 웃음, 그리움까지 자극하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레이더스’(1982)부터 ‘인디아나 존스와 미궁의 사원’(1984),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까지 전작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평생을 고고학자로 살아온 인디아나 존스의 꿈과 사랑,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짚으며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이 작품은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모험을 담았지만, 흘러간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평생을 유물 연구에 바쳐온 인디아나 존스 꿈과 열정이 그렇다. 42년간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한 해리스 포드의 마지막 여정이라는 것만으로도 볼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