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지소연(32·수원FC 위민)은 간절하다. 그 안에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지소연은 3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최종 훈련을 파주에서 하게 됐는데, 맛있는 밥 먹으며 선수들이 훈련을 잘하고 있다”며 “더운 날씨에 뛰는 게 쉽지 않다. 월드컵에 가서는 더 힘들기에 이겨내야 한다. 힘듦 속에서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에 분위기도 굉장히 좋고 감독님도 만족하신다”고 말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지소연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각오는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항상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 고민한다. 그것보다 월드컵은 모든 선수의 꿈 아닌가. 이번 월드컵은 선수들이 자기 꿈을 위해 뛰었으면 좋겠다. 월드컵을 부담감만 갖고 뛰었는데,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는 선수들도 있기에 즐겁게 하고 싶다”고 했다.
조소현(토트넘 위민) 박은선(서울시청)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윤영글(BK 헤켄) 등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선수들 역시 기량이 무르익었다. 이번 월드컵을 더욱 기대하는 이유다. 지소연은 “소집된 선수 절반이 2010년부터 10년 이상 함께했다. 이제는 정말 말로 하지 않고 운동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안다”며 “황금세대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간절한 월드컵이다. 10년 전보다 성숙해졌고, 서로 말도 잘 통한다. 감독님께서도 위닝 멘털리티를 가질 수 있게 이끌고 있어 잘 따라가고 있다. 부상 없이 훈련을 다 이겨내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8일 아이티와 최종 평가전이자 출정식을 하고 결전지로 이동한다. 지소연은 “한 주 한 주 지나니 월드컵 열기가 느껴진다. 토요일 아이티전을 준비하면서 2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많이 했다. 체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 확인할 시간이 될 거 같다. 콜롬비아전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볼 수 있는 경기”라고 했다.
이번 아이티전은 10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뜻깊은 경기다. 지소연은 “2013년 동아시안컵 이후 두 번째로 (상암에서) 뛰는데, 선수로서 상암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거기서 뛸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 관중석에서 남자 경기만 보다가 뛰면 벅차다. 많은 분이 와주셔서 월드컵 가는 데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다”며 “토요일이고 (장소가) 서울이라 기대된다. 오신 분들(취재진)도 책임감 갖고 홍보해 주고, (관중이) 많이 오실 수 있게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무더위에도 ‘고강도 훈련’이 한창이다. 체력을 올리기 위함이다. 아울러 벨호는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콜롬비아전 승리만 바라보고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지소연은 “프레싱도 그렇고 얼마큼 많이 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수들 체력이 많이 올라왔고, 준비돼 있다. 콜롬비아 선수들 체력이 좋고, 라미레스가 위력적이다. 한 명으로 수비가 부족할 것 같다”며 “콜롬비아 선수 4~5명의 레벨이 높다. 하지만 수비 조직이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어느 정도인지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앞에 4~5명을 협력 수비로 잘 막고 빠른 역습으로 간결하고 정확하게 공격을 해야 할 것 같다. 경기를 하다 보면 압도할 수도, 밀릴 수도 있는데 아이티전에 얼마나 높은 강도로 상대를 괴롭히는지 봐달라”며 자신했다.
앞서 여자대표팀의 월드컵은 희비가 갈렸다.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16강에 진출했지만,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탈락(3전 전패)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지소연은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게 목표다. 2019년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그럴 준비가 됐다. 어떻게 멋진 경기를 하는지 봐달라”며 “월드컵에서 PK 골밖에 없는데, 필드골을 한 골 넣고 싶다. 수많은 골을 넣었지만, 월드컵에서는 필드골이 없다. 월드컵에서는 멋진 골을 욕심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