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게임 후유증 탓일까. 뉴욕 양키스 투수 도밍고 헤르만이 퍼펙트게임 직후 열린 경기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헤르만은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4⅓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9피안타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직전 경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헤르만은 지난달 2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9이닝 9탈삼진 무실점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24번째이자, 2012년 8월 펠릭스 에르난데스 이후 11년 만에 나온 대기록을 헤르만이 세웠다. 직전 두 경기에서 무려 17실점하며 부진했던 모습과는 완벽하게 다른 투구로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하지만 헤르만은 퍼펙트게임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다음 경기인 볼티모어전에서 9개의 안타를 맞으며 조기강판됐다. 보통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투수가 다음 경기까지 그 기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한 경기에 평고보다 더 많은 집중력을 쏟아 부었기에 체력 소모도 상당하다. 여기에 헤르만은 나흘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퍼펙트게임 후유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날 2회 선두타자 3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내준 헤르만은 3회 초 애들리 러치맨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한 뒤 라이언 오헌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면서 3실점했다. 점수는 0-3까지 벌어졌다.
헤르만은 결국 5회를 넘기지 못했다. 1사 후 러치맨과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헤르만은 닉 라미레즈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패전의 위기까지 놓였다.
다행히 헤르만은 타선의 뒷심으로 패전 위기에선 벗어났다. 양키스는 5회 앤서니 볼피의 2점포로 1점 차로 추격한 뒤, 7회 1, 3루에서 나온 폭투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9회 해리슨 베이더의 3점포로 6-3 역전에 성공,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볼티모어 선발 타일러 웰스는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으나,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포수 러치맨이 3안타 1타점, 산탄데르와 오헌이 2안타 씩 때려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양키스는 이날 승리로 47승 38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볼티모어(49승 34패)를 3경기 차로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