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 올여름 ‘빅리그행’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황인범은 지난해 7월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러시아 등을 거치며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올림피아코스 중원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2022~23시즌 리그 32경기에 나서 3골 4도움을 올리는 등 꾸준히 활약한 그는 2023년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빅리그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실력을 뽐냈다. 그런데 최근 뜬금없이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 이적설에 시달렸다. 최근 사우디 다수 구단이 ‘오일 머니’를 앞세워 유럽에서 뛰는 수준급 선수들을 데려가고 있다. 황인범을 주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유럽 빅리그 진출에 대한 열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나폴리 레이더망에 황인범이 포착됐다. 이탈리아 매체 스포르테바이는 3일(현지시간) “나폴리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미드필더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나폴리는 새 미드필더 영입을 원하고 있는데, 황인범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다. 김민재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구단에 황인범 영입을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김민재와 황인범은 절친한 사이다. 지난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한 크바라츠헬리아는 황인범과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손발을 맞춘 동료다. 중원 개편을 고민하는 나폴리에 황인범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둘이 추천했다는 것이다.
소위 값비싼 유명 선수를 데려오기 어려운 나폴리 입장에서는 황인범 영입을 진지하게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나폴리는 비교적 저렴한 몸값의 선수들을 데려와 성장시킨 뒤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김민재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기에 한국 선수에 대한 기대가 클 만하다. 스포르테바이는 “나폴리가 김민재를 떠나보낸 후에도 한국 선수와 인연을 이어갈지 궁금하다”고 주목했다.
물론 올림피아코스가 핵심 선수인 황인범을 올여름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황인범과 계약이 2년 남은 올림피아코스는 1500만 유로(214억원)의 가격표를 부착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평가한 황인범의 시장 가치 450만 유로(64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액수다. 나폴리 등 황인범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들이 선뜻 손 내밀기 어려운 금액인 셈이다.
2022~23시즌을 마친 황인범은 우선 올림피아코스에서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국에서 휴식을 마치고 3일 그리스로 출국한 황인범은 2023~24시즌 올림피아코스 유니폼을 입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