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없는 소리 한 것도 아니고 맞는 소리 했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그걸로 감사할 뿐입니다.”
방송인 박명수가 자신의 의견을 솔직히 밝힌 작심 발언들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와 빅뱅 출신 배우 탑을 둘러싼 이슈와 논란에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명수는 5일 측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을 뿐이라고 담담히 전했다.
박명수는 해당 발언들로 인해 때로는 박수를 받고, 때로는 뭇매를 맞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를 흔들림 없이 계속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 쉽지 않은 연예계에서 내용의 시시비비를 떠나 발언 그 자체만으로 여론 형성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박명수는 최근 스피커로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햇수로 8년째 진행하는 KBS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내놓고 있는 발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올해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무슨 일이냐 이게. 아티스트들이 상처 받지 않길 바란다”, 아이유의 표절 의혹엔 “아이유가 무슨 잘못 있냐, 곡 만든 사람에게 따져야지”, 2016년 10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탑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 출연 및 복귀에 찬반 여론이 갈리자 “양쪽 말이 다 맞지만 그래도 젊은 친구니까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말한 것들이 대표적 예다. 해당 발언들은 이슈 자체의 높은 화제성, 오랫동안 연예계에 몸 담고 있는 박명수의 경력에서 오는 신뢰성과 맞물려 더 주목 받았다.
박명수의 발언들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마약 전과가 있는 탑을 감싼 듯한 발언은 도가 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물론 박명수의 발언들 중 일부는 또 다시 이슈가 되며 비판의 화살을 받기도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공론화를 더 크게 형성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박명수의 발언으로 인해 비단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의 댓글창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사람들이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자연스럽게 공론장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예능인들의 친숙한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이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박명수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는 이미지로 인해 여타의 연예인들보다 이슈 관련 발언들이 부담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어떤 이익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나름의 신뢰성도 쌓여 있다. 그동안 ‘무한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소 무례하게도 비춰졌던 언행을 캐릭터로 만들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것이다. 평소 방송에서 버럭하는 이미지로 ‘호통 명수’라는 별칭을 얻은 이후 박명수의 언변 스타일은 친근감을 높였고 이렇게 쏟아내는 말들은 ‘어록’으로 만들어지거나 ‘밈’으로 공유되면서 팬들을 늘리고 있다. ‘고생 끝에 골병 든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등이 대표적 예다.
박명수의 발언들도 ‘상식’ 수준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박명수의 발언들은 ‘어록’ 등으로 인해 이미 예능에서의 이미지와 맞물려 담론화가 형성돼 왔다”며 “특히 그 담론화의 정도는 언제나 누구나 받아들일 만하거나 의견을 섞을 수 있는 정도다. 민감하거나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이슈 등은 가급적 발언하지 않는데 이를 구별할 수 있는 감각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박명수의 행보에 대해 “정치적 좌우가 아니라, 연예인을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다른 시민들이 생각해볼 만한 적절한 수준의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슈에 대해선 가급적 의견을 내놓지 않는 연예계 관행을 따르지 않는 행동이다. 소신 있는 행동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의미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