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런 복지 혜택을 악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5일 본지 확인에 따르면 온라인 상에서는 일정 수수료를 내면 삼성물산 직원 혜택을 사용해 할인된 가격으로 신명품을 대리구매해 주겠다는 글이 적지 않았다.
이중에는 SSF샵 공식 홈페이지 링크까지 걸고 대리구매를 홍보하는 곳도 있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B 씨는 지난 4월 "SSF샵은 해외 브랜드가 가장 많이 입점한 곳으로 세일을 하지 않는 비싼 가격의 브랜드의 경우 SSF샵에서 사면 (임직원) 포인트나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B 씨는 “이번 생애 형제를 잘 만난 좋은 기회로 SSF샵에서 임직원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며 “필요한 분은 대리구매 해드리겠다"고 했다. 자신이 삼성물산 직원의 가족이며, 이를 이용해서 물건을 싸게 사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당 게시글 밑에는 50여 개에 달하는 비공개 문의 글이 달렸다. B 씨는 "서로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충분히 고민해 달라" "글이 이웃공개(공개 검색불가)로 바꿀 수 있으니 서로 이웃신청을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B 씨는 대리구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SSF샵에 입점한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식 홈페이지의 링크와 주요 제품 캡처 사진을 덧붙였다.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는 H몰(현대백화점그룹 공식몰) 할인이 되는데, SSF샵 할인과 맞교환하자"거나 "직원할인 인증을 도와달라"는 글은 수위가 낮은 수준에 속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직원 할인은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며, 이를 악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C 패션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직원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할인을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며 "발각될 경우 책임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삼성물산에 재직 중인 가족을 이용해 대리구매를 통한 사적이익을 취득한 것이 사실이라면 삼성물산에서 악용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행위가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도 봤다. 자사몰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비공식 루트를 통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제품이 유통될 경우 회사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C 사 관계자는 "직원 할인 복지를 대리구매로 악용하면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가격 질서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직원 할인 복지와 관련해 사적인 이득을 취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내부에 충분히 알리고 공지하고 있으며, 시스템적으로도 장계 등 여러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인으로서 마땅히 지켜나가야 할 것들을 직원 각자가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