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됐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사용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식품업계는 안도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 유해성 평가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또 일일섭취허용량을 체중 1㎏당 40㎎으로 재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JECFA의 평가 결과와 지난 2019년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한 결과, 현재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르면 2019년에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JECFA에서 정한 1일 섭취 허용량 대비 0.12%에 그쳤다.
다만 식약처는 IARC의 발암 유발 가능성 제기에 따른 소비자 우려와 무설탕 음료의 인기 등을 고려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기준과 규격에 대한 재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은 다이어트 콜라와 껌, 요구르트 등에 사용된다. 국내에선 일부 제로 음료와 막걸리 등에 함유돼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빵류, 과자, 시리얼류, 건강기능식품 등 8개 식품에는 사용할 수 있는 최대량(0.8~5.5g/㎏)을 정하고 있으나 그 외의 식품에는 사용량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현재 국내에 보고된 식품 약 86만건 중 아스파탐을 사용해 생산하는 식품은 0.47% 수준이다. 아스파탐이 도마에 오르면서, 식품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 배경이다.
최근 식품 업계는 부정적 이미지의 아스파탐을 뺀 제품이나 아스파탐의 함유량을 줄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CU는 5일부터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은 '백걸리'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글로벌 펩시 본사와 아스파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에 아스파탐을 첨가 중인 막걸리 업체들은 관련 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과 공동으로 대응 기준을 마련한 뒤 함께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오리온은 '나쵸'를 비롯한 10여종, 크라운제과는 '콘칩 초당옥수수맛'에 아스파탐이 들어간다. 오리온은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