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의 신곡 ‘기장갈매기’가 성인가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잠 못 드는 하얀 새벽에 만들었다는 여섯 곡으로 꾸민 새 앨범 ‘새벽’에 여섯 번째 곡으로 담은 ‘기장갈매기’가 남성 성인가요 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노래로 떠오르고 있다.
액션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기장갈매기’는 의리를 첫번째 덕목으로 삼는다는 부산 사나이의 모습을 그린 재미있는 곡이다. ‘테스형이 추는 갈매기춤’이라는 쇼츠까지 등장할 정도로 나훈아가 갈매기춤을 추는 것은 물론 라이벌 주먹패들과 대결을 벌여 상대방을 모두 제압하는 액션연기까지 해내는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기장갈매기’는 소설 ‘갈매기의 꿈’처럼 부산 일대의 상공을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시선으로 부산을 소개한다. 노래는 “동쪽에서 바라보면 여섯 개로 보이고/서쪽에서 쳐다보면 다섯 개로 보이는/오륙도 돌고 돌며 나래치는 내가 바로/내가 바로 기장갈매기다”로 시작한다.
“사랑 따윈 누가 뭐래도 믿지 않는다”는 다음 소절부터 기장갈매기의 신분은 이중적으로 바뀐다. 실제 갈매기인 동시에 기장갈매기라는 별명을 지닌 의리의 주먹대장으로 변신해 갈매기춤을 추면서 라이벌 주먹패를 제압하고 해운대에서 사랑에 빠지며 영도에서 이별을 한단다.
이어 밤이 되면 남천동에서 유흥을 즐기며 밤을 지새운다. 오늘은 다대포에서 낙조에 취하고, 내일은 송도에서 일출을 맞는다.
내친 김에 부산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광안대교까지 접수한다면서 부산의 대표 명소들을 밀물과 썰물까지 섞어 차례로 묘사하며 소개하는 절묘한 가사로 만들어졌다. 뮤직비디오에 양념으로 등장하는 갈매기까지 울음으로 노래에 장단 맞추는 연기를 한다.
천재 뮤지션 나훈아의 진면목은 새 앨범 ‘새벽’에 두 번째로 수록된 곡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카카오톡으로 보낸 문자의 알림음 “카톡”을 트롯 창법으로 노래하는 파격적인 발상까지 동원해 노래를 완성시켰다. “카톡 카톡, 카톡 카톡 카톡, 카톡이는 세상~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를 절묘하게 트롯 창법으로 노래했다.
문자로 사랑을 고백하고 문자로 이별을 고하는 요즘 세태를 고발하는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젊은 팬들의 관심까지 끌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라는 제목 뒤 괄호 안에 ‘카톡’이라는 단어를 덧붙여 카톡 소리로 뒤덮인 세상을 절묘하게 패러디했다.
나훈아는 “이제는 사랑도 문자로 하고, 이제는 이별까지 카톡거리고”라고 한탄을 한 다음 트롯 창법으로 “카톡 카톡, 카톡 카톡 카톡, 카톡이는 세상”이라고 노래하면서 듣는 사람의 찬탄을 자아낸다. 마치 후배 가수들에게 “유행가는 이렇게 만들어 부르는 거야”라고 시범을 보이기라도 하듯 단순한 가사와 쉬운 멜로디로 마법처럼 매혹적인 곡을 만들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뮤직비디오도 10대 아이돌 가수의 그것에 못지않게 톡톡 튀는 재치와 위트가 넘친다.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으면 노래의 매력과 장점을 쉽게 알아채기 어려웠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다른 노래들은 직접 연기까지 해가며 뮤직비디오로 찍었지만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의 뮤직비디오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행을 한 것 자체가 굉장히 젊은 감각이라 할 수 있다.
나훈아는 새 앨범 ‘새벽’에 수록된 여섯 곡 모두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첫 곡 ‘삶’을 비롯해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 ‘아름다운 이별’, ‘타투’, ‘가시버시’, ‘기장갈매기’ 여섯 곡 모두 나훈아가 작사와 작곡을 하고 박용진이 편곡을 했다.
모든 곡이 유튜브에서 난리가 났다. 처음으로 올린 ‘삶’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하루만에 조회수 20만을 돌파했으나 최근에는 조회 수에서 ‘기장갈매기’에 밀리고 있다. 가황 나훈아의 전형적인 묵직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관조하는 자신의 철학을 진중하게 노래했다.
‘아름다운 이별’은 ‘기장갈매기’와 ‘삶’에 이어 인기 급상승 중인 발라드로 통기타 반주에 실린 나훈아의 열창이 인상적이다. 비트가 있는 록 뮤직 ‘타투’와 오순도순 살아가는 부부의 사랑을 그린 ‘가시버시’를 좋아하는 팬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