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는 1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야구선수권대회 32강 군산상일고와의 경기에 5번·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날 황준서는 고교 통산 첫 안타와 출루, 득점에 성공했다.
황준서는 야수가 아닌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황준서는 최고 150km/h의 공을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다가오는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좌완투수 최대어’로 손꼽히는 선수다. 장현석(19·마산용마고)과 함께 상위 1, 2순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투수가 아닌 타자로 경기에 임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오늘 몸이 아파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가 있어서 황준서를 타자로 내보냈다”라면서 “황준서는 처음 선발할 때 야수로 선발했던 선수로 타격에 재능이 있던 선수다. 타자로서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나선 타석에서 황준서는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고교 3년 동안(8경기 6타석) 단 한 번도 타석에서 출루를 기록하지 못했던 황준서는 이날 3출루에 성공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득점도 마찬가지였다.
2회 말 무사 1루서 볼넷으로 출루한 황준서는 희생번트와 상대 실책, 밀어내기 볼넷으로 홈을 밟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3-0으로 앞선 3회 말에는 두 번째 볼넷 출루로 2루 베이스까지 밟았다. 5회 말엔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어내며 고교 통산 첫 안타에도 성공했다. 6회 말 2사 만루에선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 후 만난 황준서는 “최대한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점수가 나서 기분이 좋고 다음에 또 나가면 (고교 첫) 타점까지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타격에 자부심이 있었다. 오늘 계기로 재미를 또 붙였다”라고 덧붙였다. 송민수 감독은 "앞으로 기회가 되면 타자로 또 나설 수 있다"라고 여지를 두기도 했다.
사실 이날 황준서는 경기 막판 계투진으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었다. 6회 초 팀이 실점하는 상황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으나, 경기가 콜드게임(9-2 장충고 승)으로 끝나는 바람에 등판은 불발됐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한 경기에서 투·타 겸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뻔했다. 그는 “투수로 나갔어도 컨디션은 괜찮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타선 지원 덕분에 휴식을 취한 황준서는 이튿날(20일) 유신고와의 16강전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체력)부담 없이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팀원들도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