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6)가 드디어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독일에서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뮌헨은 1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와 6월 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 그는 등번호 3번을 단다”고 발표했다. 뮌헨은 구단 SNS(소셜미디어)에 김민재의 첫 훈련 사진, 서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영상 등을 게시하며 합류를 환영했다.
구단이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김민재는 뮌헨에 입단하면서 이적료 5000만 유로(710억원)를 기록했다. 뮌헨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며 아시아와 한국 선수 중에는 단연 으뜸이다. 김민재는 나카지마 쇼야(일본)가 2019년 카타르 알 두하일로 향하며 기록한 이적료 3500만 유로(497억원), 2015년 ‘선배’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당시 발생한 3000만 유로(426억원) 등 아시아·한국 최고 이적료 기록을 싹 쓸었다.
나폴리와 계약하면서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을 설정한 김민재는 사실상 본래 가치보다 ‘헐값’에 이적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민재가 지난 시즌 이탈리아 무대에서 보인 활약을 고려하면 사실상 ‘바겐세일’이다.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김민재를 품은 뮌헨은 연봉 1200만 유로(170억원)를 보장하는 동시, 장기 계약으로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했다. 계약 기간과 연봉은 김민재를 향한 뮌헨의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대표이사는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고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되는 등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실력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면도 인상적이다. 그는 피지컬뿐만 아니라 정신력과 스피드도 뛰어나다. 그가 즉시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로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를 표했다.
소위 세계 3대 빅클럽 레·바·뮌(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뮌헨)으로 불리는 한 팀에 입성하기까지 ‘도장 깨기’가 주요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활약했던 김민재는 2021년 8월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 입단하며 유럽 커리어를 시작했다. 적응기 없이 펄펄 난 김민재는 한 시즌 만에 튀르키예 무대가 좁다는 것을 증명했다.
1년 만에 이탈리아 무대로 향할 때는 우려의 시선이 컸다. 이탈리아 세리에 A는 확연히 레벨이 높다고 정평이 나 있었던 탓이다. 김민재는 세간의 걱정을 비웃듯 나폴리 합류 후 곧장 주전을 꿰찼고, 한 시즌 내내 흔들림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등극하는 데 크게 기여한 주역으로 꼽혔다. 아울러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A 올해의 수비수 상까지 받았다. ‘수비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무대 역시 한 시즌 만에 정복한 것이다.
최고의 구단에 ‘초특급 입성’한 김민재는 이제 ‘세계 정복’을 바라본다.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다. 뮌헨에서 나를 기다리는 모든 것이 정말 기대된다. (뮌헨 이적은) 내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이곳에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클럽과의 대화에서 나에 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처음부터 분명히 알 수 있었다”며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그 외에도 가능한 한 많은 타이틀을 따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32회) FA컵 격 대회인 독일축구협회(DFB) 포칼(20회) 슈퍼컵(10회) 최다 우승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도 여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민재가 뮌헨과 함께 세계 무대를 장악하리란 세인의 기대가 큰 배경이다.
김민재는 오는 24일부터 뮌헨의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화한다. 뮌헨은 26일 일본 도쿄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29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친선전을 치른다. 내달 2일에는 싱가포르로 장소를 옮겨 리버풀(잉글랜드)과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