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나미 신타로(29·)가 미국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0.276)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떠나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옮긴다.
이적 사유는 트레이드다.
현지 언론은 20일(한국시간) "후지나미가 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랜드에서 볼티모어로 이적한다"라고 발표했다. 대신 오클랜드는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좌완 투수 이스턴 루카스를 받는 조건이다.
후지나미는 단숨에 MLB 승률 최하위 팀에서 지구 선두 경쟁 팀으로 옮기게 됐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오클랜드는 20일 현재 팀 승률 0.276에 불과하다. 30개 팀 중 가장 낮다. 반면 후지나미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볼티모어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강팀이 즐비한 아메리킨리그 동부지구에서 승률 0.611로 선두에 올라있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후지나미는 5승 8패 3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8.57에 이른다. 하지만 6월 평균자책점은 3.97, 이달에는 2.25로 더 낮다.
일본 프로야구(NPB) 입단 동기인 동갑내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한때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후지나미는 지난겨울 1년 300만 달러(38억원)의 단기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진출 꿈을 이룰 때만 하더라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18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 17개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개막전 보직은 선발이었지만 제구 난조 탓에 결국 불펜으로 밀렸다. 개막 후 5월까지 평균자책점이 무려 12.00에 달했다. 빅리그에 생존하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시즌 초반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11경기 연속 무볼넷 행진 중이다. 이런 안정감을 바탕으로 최고 시속 160km 초중반대 빠른 공을 앞세워 승부했다. 빅리그 적응에 성공한 뒤 중간 계투에서 위압감을 보여줬다.
최근 상승세를 바탕으로 선두까지 오른 볼티모어는 후지나미 영입을 통해 상승세에 날개를 달고 싶어 한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후지나미가 일본 프로야구보다 좀 더 미끄러운 (MLB) 공인구와 단단한 마운드에 적응해 가고 있다. 또한 5월 하순부터 세트 포지션에서 투구 폼에 변화를 주며 호투하고 있다"며 "볼티모어가 트레이드를 통해 후지나미의 영입을 원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볼티모어는 현재 선발진(평균자책점 4.57·전체 18위)보단 불펜진(3.73·7위)이 더 강력하다.
한때 오클랜드의 골칫거리였던 후지나미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달라진 위상을 자랑하며 볼티모어의 우승 경쟁에 힘을 보태게 됐다. 빅리그 진출 첫 시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