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 켈리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회까지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5회 3실점을 집중적으로 내줘 다시 패전 위기에 놓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65로 올랐고 시즌 6패 위기에 놓이게 됐다.
2019년 LG와 계약 후 지난 4년 동안 58승을 거둔 에이스였던 켈리는 올 시즌 전반기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다.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날 그와 따로 면담을 가졌고, 결정구로 던지던 체인지업 대신 다른 대안을 마련하자고 권했다. 켈리 역시 같은 고민을 가졌기에 수긍했다.
그러나 이날 역시 5실점을 허용하며 다시 한 번 자존심을 구겼다. 켈리 본인과 염 감독이 우려했던 체인지업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엔 빠른 공이었다. 켈리는 1-0으로 앞서던 2회 첫 실점을 내줬다. 1사 후 하재훈에게 좌익수 뒤로 날아가는 대형 2루타를 맞았다. 150㎞/h 직구였다. 이어 2사 후 김민식에게 적시타로 동점을 내줬다. 역시 146㎞/h 직구였다.
4회 실점도 직구가 걸렸다. 켈리는 노련한 투구로 최주환과 박성한에게 각각 삼진과 뜬공으로 2사를 선점했다. 그러나 앞서 2루타를 맞은 하재훈에게 5구 중 볼 4개를 내줘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김성현을 상대로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도루를 내줬고, 4구 째에 147㎞/h 직구를 던지다 김성현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줘 2실점 째를 기록했다.
켈리는 결국 5회 무너졌다. 추신수의 볼넷과 최지훈의 진루타로 2사 2루 상황을 맞이한 켈리는 최정에게 초구 132㎞/h 커브를 던지다 2루타로 SSG에 다시 리드를 허용했다. 문제는 다음 타석이었다. 불을 꺼야할 상황에 큰 걸 맞았다. 켈리는 최주환과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47.7㎞/h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공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날아갔다. 최주환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결국 켈리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켈리는 6회 마운드를 정우영에게 넘기며 4-5 패전 요건 속에 등판을 마쳤다. 염경엽 감독은 '1선발'로서 믿음을 지니고 후반기 스타트를 그에게 맡겼지만, 일단 21일 경기에서만큼은 그 선택이 실패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