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의 방한에 들썩였다. 다수 축구 팬이 토트넘 선수단의 호텔, 훈련장에 찾아가 교감했다. 토트넘이 팀 K리그, 세비야와 치른 친선전 티켓은 매진됐고 팬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또 한 번 지난해와 비견되는 열기가 예상된다. 다음 주 굵직한 축구 이벤트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20일(한국시간) 개막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선 태극 낭자들의 도전이 오는 25일 시작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닷새 뒤에는 모로코와 2차전에 임한다.
이번 월드컵을 향한 세간의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다. ‘고강도 훈련’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출항한 벨 감독이 4년간 일관되게 팀을 이끈 덕이다.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등 ‘황금 세대’로 불리는 멤버들이 정점에 있을 때 나가는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기도 하다. 꿈의 무대를 밟는 선수단은 2019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씻는다는 의지다.
메인이벤트는 역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방한이다. 유럽 내에서도 손꼽는 명문인 두 팀은 국내에도 큰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무엇보다 2022~23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역대급 팀 맨시티가 한국에 온다는 사실에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스타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국내 팬들을 들썩이게 한다. 마침 맨시티는 20일 아시아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엘링 홀란, 케빈 더 브라위너, 잭 그릴리시 등 팀 내 간판스타들이 모두 포함됐다. 아틀레티코에도 앙투안 그리즈만을 비롯해 멤피스 데파이, 알바로 모라타, 얀 오블락 등 유명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K리그 스타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다. 세징야(대구FC) 이승우(수원FC) 백승호(전북현대) 주민규(울산 현대) 등으로 구성된 팀 K리그는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와 맞붙는다. 지난해 강원FC 소속이었던 양현준이 번뜩이는 드리블로 토트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스타덤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어떤 K리거가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오는 3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맨시티와 아틀레티코가 격돌한다. 사실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토너먼트급의 무게감을 지닌 매치다. 실제 두 팀은 2021~22시즌 UCL 8강에서 맞붙었다. 당시 맨시티가 4강 티켓을 거머쥐었는데, 양 팀은 거친 경기 양상 탓에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등 얽힌 스토리도 있다.
여자 월드컵 개막에 이은 빅클럽의 방한으로 한 주간 한국의 축구 열기는 여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 생제르맹의 방한까지 확정돼, 후끈한 분위기는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