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디어에서 ‘심신’이라는 이름을 보고 바로 클릭을 한 적이 있었다. ‘심신’은 X세대에게는 매우 반가운 이름이고 누구나 한번쯤 따라해 봤을 ‘권총춤’의 주인공이자, ‘그대 슬픔까지 사랑해’와 ‘오직 하나뿐인 그대’로 전성기를 누렸던 우리 시대 최고의 스타였다. 반가운 마음에 기사를 검색해보니 ‘심신’의 딸이 얼마 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고, 이미 유명한 노래를 많이 작곡한 작곡가라는 말에, 혹시 Z에게 물어봤더니 ‘키스 오브 라이프’라는 팀의 멤버고, ‘키스 오브 라이프’가 요즘 꽤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Z에게 물어봤다.
X재국 : 요즘 ‘키스 오브 라이프’가 핫한 이유는? Z연우 : ‘키스 오브 라이프’는 프로듀스101,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맡게 된 아이돌이에요. ‘키스 오브 라이프’의 데뷔곡 ‘Shhh’는 하이라이트 부분에 아이코닉한 댄스로 많은 사람들이 챌린지를 따라해 릴스, 틱톡, 쇼츠에 업로드했고, ‘키스 오브 라이프’ 멤버들끼리 찍은 영상이나 다른 아이돌들과 콜라보한 영상도 자주 올라오는것 같아요. 요즘 아이돌 노래는 한번 들었을 땐 별로고, 정신없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Shhh’는 한번 들었는데도 괜찮은 노래라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멤버들도 이미 솔로데뷔를 했었던 나띠, 르세라핌의 ‘Unforgiven’ 작사,작곡에 참여한 벨, 전 YG연습생 쥴리, 전 하이브연습생 하늘까지. 실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라인업의 멤버들이 속해있는 그룹이라 당연히 뜰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X재국 : 매력적인 멤버들이 많구나! Z연우 : 나띠는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멤버일거에요. ‘식스틴’ ‘아이돌학교’ 그리고 솔로데뷔까지 했었던 멤버니까요. ‘키스 오브 라이프’의 앨범에 ‘sugarcoat’라는 나띠의 솔로곡이 수록돼 있는데, 나띠의 몽환적인 목소리와 그루브있는 하이라이트 춤부분이 매력적이라서 릴스나 틱톡, 쇼츠에서 챌린지를 찍어서 올리는 팬들이 많이 있어요. 나띠의 실력은 이미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증명이 됐고, 새로 데뷔하는 걸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잘 소화할거라는 팬들의 믿음도 있었구요. 그리고 ‘키스 오브 라이프’의 메인보컬 벨은 르세라핌의 ‘Unforgiven’, 미연의 ‘softly, charging’의 작사,작곡가로 이미 많은 케이팝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얼마 전 2023 대한민국 베스트브랜드 어워즈에서 작곡가 부문 자랑스런 한국인대상을 받기도 했어요. 그리고 벨의 아빠가 가수 심신이라는 사실이 공개되었을 때, 또 한번의 이슈가 됐어요. 박남정의 딸 스테이씨 시은처럼 아빠는 가수, 딸은 아이돌인 멤버가 한 명 더 늘었구요.
X재국 : 여돌이 강세인 아이돌판에서 ‘키스 오브 라이프’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Z연우 : 요즘 대형 소속사 여자아이돌이 많이 나오고 있고, 데뷔한지 얼마 안 된 4세대 아이돌들이 많은 상황에서 중소 기획사에서 나온 여돌들은 주목받기가 쉽지 않은것 같아요. 중소 기획사에서 역대급 여돌이 나온다고 해도 대중의 눈은 여전히 대형소속사 여돌들에게 쏠리는게 현실이니까요. 누군가가 “얼마 전에 데뷔한 중소 아이돌이 있는데 노래 한번 들어봐 정말 좋아!” 라고 하는것 보다는 “며칠 뒤 대형기획사 여돌 컴백한데!”라는 말에 더 흥미를 느끼고 더 관심을 갖게 되는게 사실이구요. 이런 아이돌판 분위기에서 ‘키스 오브 라이프’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멤버들의 이력들도 메리트가 있지만, 한번만 들어도 좋다고 느껴지는 노래와 여러 아이돌과 콜라보로 챌린지 영상을 찍고, 멤버들끼리 다양한 컨셉으로 찍은 숏폼 영상들 덕분인것 같아요. 저도 이 노래를 처음 알게 된게,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함께 찍은 챌린지 영상을 보고 알게 되었거든요. 이런 챌린지 문화는 컴백한 아이돌끼리 서로서로 신곡을 홍보해주는 효과도 있고, 팬들도 내 최애가 다른 콘셉트의 곡을 커버하는 걸 볼 수 있어서 1석2조의 컨텐츠라고 생각돼요. 그리고 ‘키스오브라이프’는 그걸 잘 활용하는 것 같구요.
중소기획사의 아이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멤버들도 좋아야 하고, 노래도 좋아야 하고, 다양한 챌린지로 팬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 같다. 그냥 단순히 예쁘고 노래 잘하는 멤버들 뽑아서 방송 출연 몇번 한다고 대중이 좋아해주는 시대는 끝났다. 가만히 앉아서 팬들이 와주길 기다리기 보다는 다양한 컨텐츠로 팬들에게 다가가야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 같다.
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