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는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 용마고와 경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8회 무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황준서는 기주자 두 명은 모두 들여보냈으나 추가 실점 없이 남은 이닝을 모두 막아 팀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이날 경기는 세간의 화제를 모은 올해 고교야구 최대 빅 매치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또는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가 유력한 장현석과 그의 바로 뒤를 잇는 황준서가 나섰기 때문이다. 두 투수 모두 선발은 아니었으나 장현석이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14탈삼진을 기록했고 황준서도 2이닝을 틀어막아 소문난 잔치다운 이름값을 했다. 두 투수는 경기가 끝난 후 만나 덕담을 주고받는 등 라이벌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장충고 벤치가 황준서를 8회에야 올린 건 컨디션이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준서는 "100% 컨디션이 아니었던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늘 변화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막아냈다. 그걸로 잘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장현석에게 무사 1·3루 등판 상황에 대해 묻자 "3~4회부터 몸을 풀었는데, 너무 많이 풀어서 힘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지난해는 내가 많이 던졌는데, 올해는 동료들의 페이스가 나보다 좋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동료들을 믿고, 그들이 만든 것(승리)을 내가 잘 마무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라이벌 황준서가 본 장현석은 어땠을까. 황준서는 "가장 잘하는 선수와 이렇게 함께 경기를 한 것 자체가 영광이다. 많이 배우고 간다"고 장현석을 치켜세웠다. 빅 매치라는 부담도 없진 않았다. 황준서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생각보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다. 재밌게 경기 기분은 좋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빠른 구속으로 105개까지 던진다는 게 대단하다. 한 수 배우고 간다"며 "경기 후 장현석 선수가 '우승하라'며 '너무 잘 던졌다. 수고했다'고 해줬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또 "대통령배에서 다시 만나면 더 잘 던지고 싶다. 많이 배웠으니 그걸로 잘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재대결에 대한 기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