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선수를 보호하는 거다.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 때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하지 않았다. 팀을 위해, 선수를 위해 나갔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경기 도중 심판진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4-3으로 앞서던 5회 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롯데 투수 심재민이 키움 타자 도니 로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던 상황. 서튼 감독은 즉시 그라운드로 올라왔고, 투수 교체를 지시한 뒤 김선수 주심에게 직접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심판진의 1차 경고에도 서튼 감독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퇴장 명령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6번째 감독 퇴장. 다만 앞선 경우들은 항의 시 퇴장당하는 비디오 판독 상황이었다.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건 서튼 감독이 처음이다.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서튼 감독은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선수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 때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하지 않았다. 나 역시 경기 외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불규칙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경기장에서 실제로 목격했다. 팀을 위해, 선수를 위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투수 교체 지시 후 항의에 대해 묻자 서튼 감독은 "질문은 존중하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 더 이상은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롯데는 서튼 감독이 퇴장당한 후 우천 지연 등의 이유로 총 6시간 10분의 혈투를 벌인 끝에 6-7로 역전패를 당했다.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루징 시리즈라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안게 됐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선수들이 1회부터 9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파이팅을 보여준 점이 만족스러웠다. 경기 중 많은 일이 벌어졌는데도 좋은 집중력을 보였다"며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경기"라고 격려를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