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20·강원특별자치도청)를 중심으로 한 한국 남자 자유형의 ‘황금 세대’가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한국 수영의 경쟁력을 알렸다.
30일 막을 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경영대표팀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황선우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한국 선수 최초로 2개 대회 연속 메달을 기록했다. 결승에서 1분44초42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은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 올라 5위를 차지했고, 800m에서 한국신기록(7분47초69)을 냈다. 김우민(21·강원도청)은 황선우와 자유형 200m 결승에 한국 최초로 동반 진출해 6위를 기록했다.
남자 계영 800m에서도 선전이 이어졌다.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25·강원도청)으로 구성한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예선에서 7분06초82의 한국 기록을 세우더니, 결승에서는 7분04초07로 기록을 더 단축했다. 결승전 성적은 6위였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계영 800m 결승에 올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종목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과거 박태환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거둬들인 한국 수영의 기린아였다. 그러나 박태환은 당시 한국에서 유일하게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수였고, 훈련 과정과 국제대회 경쟁 과정이 모두 외로웠다.
이와 비교해 황선우를 비롯한 ‘황금세대’는 대표팀 훈련에서 이어지는 경쟁으로 서로의 기록을 끌어당기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만 해도 황선우 외의 선수들은 개인전 결승행 등의 경쟁력을 입증하기 어려웠지만, 불과 1년 만에 세계 무대에서도 결승행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계영에서 우승을 목표로 팀워크를 다지는 것도 이전 한국 수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이들은 계영에서 서로를 믿으면서 원팀으로 레이스를 함께 하고, 개인전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소집훈련은 물론이고 호주 등에서 했던 해외 특별전지훈련 때도 과거 홀로 외롭게 훈련했던 박태환과 달리 서로 의지하고 경쟁하는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별한 스타 한 명이 아니라 경쟁이 가능한 여러 명의 선수들이 단체전 경쟁력을 키워가는 모습은 한국 수영의 경쟁력 수준이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이호준은 28일 계영 800m 결승을 마친 후 "영자 간 교대 기록이 엄청 빠르진 않았다. 거기서도 기록을 줄일 여지가 있다. 강한 상대와 계속 경기하면서 레이스 감각도 많이 익히고 있어서 자신감도 쌓았다. 아시안게임은 더 강한 강도로 많은 경기 치러야 하니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계영 800m만 결과물을 낸 건 아니다. 이번 대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배영 이주호(28·서귀포시청), 평영 최동열(24·강원도청), 접영 김영범(17·강원체고), 자유형 황선우로 구성한 혼계영 400m 팀은 30일 진행된 예선에서 3분34초25로 한국신기록을 썼다. 또 지유찬(20·대구광역시청), 양재훈, 허연경(17·방산고), 정소은(27·울산광역시청)이 작성한 혼성 계영 400m 한국 신기록(3분27초99), 이은지(17·방산고), 최동열(24·강원도청), 김영범(17·강원체고), 허연경이 합작한 혼성 혼계영 400m 한국 신기록(3분47초09)도 한국 수영의 성장을 증명했다. 후쿠오카에서 한국 경영이 수립한 한국신기록은 총 8개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이 얻은 자신감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기대하게 한다.
항저우에서 한국 수영 경영은 2010년 광저우 대회(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를 넘어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