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1)이 '셔틀콕 여제'로 공식 인정받았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세계배드민턴(BWF) 연맹은 30일 막을 내린 일본오픈까지의 성적으로 지난 1년 기준 세계 랭킹을 발표했다. 안세영은 랭킹 포인트 10만 3914점을 얻어 종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10만 1917점)를 2위로 밀어냈다. 한국 선수가 여자단식 종목에서 랭킹 1위에 오른 건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랭킹 1위,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금메달 획득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번 이상은 해보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단 랭킹 1위는 이뤘다.
예견된 1위 등극이다.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12차례 BWF 월드 투어 대회에서 총 11번 결승에 올랐다. 그중 7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력과 성적 기복이 적었다. 꾸준히 랭킹 포인트를 쌓았다는 얘기다.
야마구치는 출전 대회 수는 안세영과 같지만, 5차례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반기 특히 고전했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코리아오픈에선 타이쯔잉(랭킹 4위·대만)에게 잡히며 4강에서 탈락했고, 지난주 자국(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오픈에서는 8강전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에게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안세영은 코리아오픈에선 타이쯔잉, 일본오픈에선 허빙자오(랭킹 5위·중국)를 압도하며 정상에 올랐다. 슈퍼 750 대회인 일본오픈에선 1만 1000점, 슈퍼 500 대회인 코리아오픈에선 9200점을 얻었다.
전날(30일)까지 야마구치의 랭킹 포인트는 10만 4517점, 안세영은 10만 2264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오픈 성적이 아닌 올해 대회 순위로 얻은 포인트로 성적(1년 기준)이 재산정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야마구치는 포인트가 줄었다.
안세영이 비로소 ‘여제’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최근 두 대회(코리아오픈·일본오픈)에선 그야말로 무결점 경기력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귀국 뒤 재충전과 컨디션 관리, 보강 훈련으로 시간을 보낸 뒤 내달 21일부터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가장 좋은 폼으로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는 대회 정복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