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소속이었던 이주형은 지난달 29일 키움으로 이적했다. LG는 이주형과 신인 우완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1라운드)를 내주고, 선발 투수 최원태를 영입했다.
이주형은 이적 당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치르는 키움의 선발 라인업(7번 타자·좌익수)에 이름을 올렸다. 3회 말 첫 타석에 나선 그는 “홈팬 향해 인사해야지”라는 상대 팀 포수 강민호의 귀띔을 듣고서야 헬멧을 벗어 고개를 숙일 정도로 긴장했다. 하지만 이어진 상대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의 승부에서 깔끔한 중전 안타를 쳤다.
이주형은 이튿날(7월 30일) 삼성전에서는 6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4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상대 선발 투수 백정현을 상대로 홈런성 타구를 쳤다. 삼성 중견수 김현준의 호수비에 잡혔지만, 호쾌한 정타를 생산했다. 2사 2루에서 나선 6회 타석에선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적시타 3루타를 쳤다.
키움 외야진은 로니 도슨(중견수)과 이형종(우익수)만 고정이다. 박찬혁, 임병욱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 좌익수 경쟁 중이다. 키움은 이주형에게 당분간 선발 출전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게 팀의 선택에 명분을 부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일단 이주형은 첫 두 경기에서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장점만 보인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이주형은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3순위)에서 LG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2019년 9월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한국의 동메달을 이끈 주역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이주형을 지도한 이호준 LG 타격코치도 그의 깔끔한 타격 메커니즘에 높은 평가를 하며 “절대 타격 자세를 바꾸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주형은 그동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LG 1군 외야진 선수층이 너무 두꺼웠기 때문이다. 키움 이적은 이주형에겐 기회다. LG 주장 오지환은 이적 확정 뒤 짐을 정리하는 이주형에게 “위로가 아닌 축하를 해줘야 할 것 같다. 더 좋은 기회가 열려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형은 “에이스급 투수(최원태) 대신 나와 (김)동규 같은 신인급 선수가 와서 키움팬에게 죄송하다”라는 속내를 전하면서도 “키움팬에게는 ‘열심히 하는 선수’가 아닌 ‘잘 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 경기 체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 LG에서 뛸 때보다 두 배 더 잘 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