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 36경기를 치른 KT 위즈의 승패 마진은 ‘-14’였다.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한 5위와 격차도 8경기로 멀게만 느껴졌다. ‘슬로스타터’라는 수식어를 지닌 KT 위즈였지만, 계속되는 연패와 선수들의 줄부상 소식에 올 시즌은 가을야구 진출이 힘들어 보였다.
두 달이 지난 현재, KT는 불가능해 보였던 14경기의 승패 마진을 모두 극복해냈다. 2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8-2로 승리한 KT는 시즌 43승(43패 2무)을 기록하며 승패 마진을 없앴다. 이후 1승을 더 추가한 KT는 순위를 어느새 5위까지 끌어 올리며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KT는 10승보다 20패를 먼저 달성한 유일한 팀이었다. 4월을 9연패로 마무리했고, 5월에도 6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서 허덕였다. 배정대(손등 골절)와 황재균(발가락 골절) 등 타자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고,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소형준(팔꿈치 인대 파열·시즌 아웃)과 엄상백(팔꿈치 통증) 등 투수들의 부상이 맞물려 고전했다.
2023 KBO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대 3으로 승리한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12/
그러나 KT는 6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부진하던 외국인 투수 보 슐서를 윌리엄 쿠에바스로 교체하면서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고, 복귀한 타자들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연승에 힘을 보탰다. KT는 6월 한 달 동안 15승 8패 승률 1위(0.652)를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 올렸고, 7월에도 13승 6패 승률 3위(0.684)에 오르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어느덧 KT의 순위는 5위. 3위 두산 베어스와의 격차도 1경기로, 상위권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1위 LG와 3연전을 우세 시리즈로 마무리한 KT는 4위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제 KT는 2위 SSG 랜더스, 3위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만난다. 후반기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에도 최하위로 시즌을 시작해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바 있다. 올 시즌에도 끈질긴 ‘좀비 야구’로 중위권에 복귀한 KT의 순위가 시즌이 끝난 후 어디까지 올라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