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마지막 해에 5강 진출 미션을 안고 있는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올 시즌에도 외국인 투수의 5일 간격 로테이션 카드를 꺼냈다.
서튼 감독은 8일 "우리는 포스트시즌을 향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외국인 투수의 나흘 휴식 후 로테이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찰리 반즈는 후반기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을, 교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온 애런 윌커슨은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고 있다. 컨디션과 구위가 가장 뛰어나다.
정규시즌 남은 50경기에서 외국인 원투 펀치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8일까지 44승 49패(승률 0.473)를 기록, 힘겹게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5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4.5경기. 많은 격차는 아니지만,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범위도 아니다.
게다가 최근 나균안이 햄스트링 염좌로 2군에 내려가면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6월 중순 불펜으로 옮긴 한현희가 7월 말부터 다시 선발 등판 중이다. 박세웅을 제외하면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가 없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이인복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지만, 올 시즌 아직 선발승이 없다.
서튼 감독은 지난해에도 5강 경쟁이 한창이던 후반기 같은 승부수를 띄웠다. 댄 스트레일리가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했다. 당시 서튼 감독은 "팀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찰리 반즈나 박세웅이 화요일에 등판하지 않는 이상 스트레일리는 4일 휴식 후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롯데는 그 효과를 얻었다. 후반기 글렌 스파크맨의 교체 선수로 들어온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11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한 가운데, 4일 휴식 후 등판한 6경기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호투했다. 다만 롯데는 5위 KIA 타이거즈에 4.5경기 차 뒤진 8위에 그쳐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서튼 감독은 두 외국인 투수가 4일 휴식 후 나서는 점을 고려해 투구 수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6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노히트(95구)를 기록한 윌커슨을 8회 교체한 것도 주 2회 등판(1일 NC 다이노스전 95구)을 고려해서다. 서튼 감독은 "우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건강한 윌커슨이 필요하다"면서 "반즈와 윌커슨의 몸 상태가 좋다"고 했다.
롯데가 마지막까지 5강 희망을 이어 나가려면 선발진의 호투가 기본이다. 외국인 투수의 나흘 휴식 후 등판은 체력 등 위험 부담도 뒤따른다. 그러나 롯데는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도전을 위해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