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 카일 워커가 이적설을 뒤로하고 팀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 8일(한국시간) “워커는 지난달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구두 합의를 마쳤으나, 구단 사이 이적료 협의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후 워커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과 대화 후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이어 “워커는 현재 뮌헨의 제시안보다 높은 금액의 맨시티 제안을 받아들일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스널과의 커뮤니티 실드 경기를 앞두고 “그들(워커·베르나르두 실바)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구단은 모든 것을 할 것이다. 계약이 끝나 팀을 떠난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과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는 그들이 머물기 원한다”면서 “두 선수를 대체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맨시티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귄도안과 리야드 마레즈(알 아흘리)를 잃었다. 마테오 코바치치와 요슈코 그바르디올을 품었으나, 여기서 선수가 더 이탈한다면 추가적인 보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적시장이 닫히기까지는 한 달 남짓. 당장 EPL은 이번 주말 개막한다. 워커와 같은 1군급 선수를 곧바로 대체하기란 어렵다. 워커의 잔류 소식은 맨시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워커는 최근 열린 아스널과의 커뮤니티 실드 경기에서 오른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1990년생 워커는 여전히 EPL은 물론 유럽 무대에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장기인 스피드는 여전히 변함없다.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워커는 지난 2022~23시즌 EPL 선수들 중 가장 빠른 스프린트 속도를 자랑했다. 워커는 무려 시속 37.3km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의 활약도 빛났다. 특히 4강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선 유럽 드리블 성공 1위에 빛나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완벽히 제어하는 활약을 뽐냈다. 두 선수의 나이 차가 10살이 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활약이다.
한편 지난달 20일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워커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뮌헨로의 이적을 요청했다. 워커는 뮌헨과 2025년까지 계약을 맺을 것이며, 여기에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매체는 1500만 유로(약 212억원)의 이적료를 전망했는데, 이달까지 구체적인 이적료 협상은 마무리되지 못한 모양새다.
워커가 맨시티에 잔류하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또 다른 한국인 선수와의 호흡을 맞출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워커가 뮌헨으로 간다면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함께하는 백4가 나올 수도 있었다. 말 그대로 게임에서나 볼 법한 수비진이 예상됐으나,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워커는 지난 2015~16시즌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다. 두 선수는 2시즌간 57경기 동안 호흡을 맞췄다. 2017년엔 함께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마주한 경험도 있다. 워커는 지난 2017년 7월 5270만 유로(약 748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을 떠나 맨시티에 합류했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워커는 승승장구했다. 그는 254경기 출전하며 맨시티에서만 1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PL 4회·FA컵 2회·리그컵 4회·슈퍼컵 2회에 이어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워커는 지난달 맨시티 소속으로 방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팬들 앞에서 존재감을 뽐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