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는 10일 서울올림픽파크텔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자 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 4일 후보 마감 결과 김연경(35) 사격 진종오(44) 골프 박인비(35) 태권도 이대훈(31) 배드민턴 김소영(31)이 대한민국 대표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한다. 양궁 오진혁은 대표팀 전지훈련 참석으로 이날 면접에 불참, 기권 처리됐다.
이들 5명 모두 한국 스포츠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리더쉽'과 '인지도'를 내세웠다. 전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인기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그는 2012 런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출 신화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단체종목 출신이다. 대표팀과 해외 무대에서도 주장을 도맡았다. 선수들에게 불합리한 것을 해결하고자 가교 구실을 했다"며 "선수들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자신 있다"며 강점을 부각했다. 이어 "다른 후보자보다 스포츠적인 영향력에서 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격 진종오는 "국가대표로 20년 경력을 지녔다"며 '경험'을 부각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해 양궁의 김수녕(금4·은1·동1)과 함께 역대 한국인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진종오는 8년 전에도 선수위원에 나섰지만 유승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여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는 "그때의 경험을 통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 하루 3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고 개인 레슨도 받았다. "고 소개했다.
태권도 이대훈은 '젊음'을 앞세웠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3차례 우승하고 올림픽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하나씩 딴 이대훈은 "후보자 중 가장 어린 만큼 어린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잘 낼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둔 박인비는 '골프의 대중성'을 부각했다. 그는 "골프는 전 세계 227개국에서 한다. 굉장한 인기 스포츠"라며 "골프는 대중적인 인기 스포츠다.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창한 영어 실력도 자랑했다. 4월에 출산한 박인비는 4대 메이저대회 우승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까지 최초의 '골든 슬램'을 달성한 '골프 여제'다.
막판 경쟁에 뛰어든 배드민턴 김소영은 "현역 선수이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선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선수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서 듣고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평가위원회는 IOC 선수 위원 도전의 첫 관문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평가위원회를 바탕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이달 중순 한국 후보 최종 1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로 선출된 1명은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각국 후보자와 경합해 최종 4인에 포함돼야 8년간 IOC 선수위원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선수위원은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비롯해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의무를 지니며 스포츠 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을 비롯한 선수 경력과 외국어 구사를 포함한 국제 활동 능력 등이 평가 기준이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문대성과 유승민 총 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