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스포츠 스타 5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내고 각자 열심히 준비했다.
10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자 평가위원회는 1차 관문이다. 지난 4일 후보 마감 결과 김연경(35) 사격 진종오(44) 골프 박인비(35) 태권도 이대훈(31) 배드민턴 김소영(31)이 대한민국 대표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한다. 양궁 오진혁은 대표팀 전지훈련 참석으로 이날 면접에 불참, 기권 처리됐다.
자세한 평가 기준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올림픽 경력과 성적, 국제 활동과 인지도, 후보 적합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외국어 활용 능력도 주요 평가 대상이다.
진종오는 8년 전에도 선수위원에 나섰지만 유승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여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때 외국어 활용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진종오는 "그때의 경험으로 하루 3시간씩 일대일로 영어 공부를 하고 개인 레슨도 받았다. 좀 더 전문적인 대화를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 조직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준비 과정을 선보이기도 한 김연경은 최근 예정된 방송 출연을 취소할 정도로 면접 준비에 몰두했다. 10일 오전에도 소속사 사무실에서 예상 질문을 구성해 답변을 준비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튀르키예와 일본 등에서 활약한 김연경은 "해외 무대에서 영어를 사용했지만,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려면 단어 등도 평소 쓰던 것과 달라 더 공부했다"고 밝혔다.
이대훈과 김소영은 각자 종목 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대훈은 "영어와 IOC 관련된 내용을 부지런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인 김소영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도 틈틈이 이번 면접을 준비하는 열의를 보였다.
박인비는 어린 시절부터 외국 생활을 해온 터라 후보자 가운데서도 외국어 실력이 돋보인다. 대신 그는 "유승민 현 선수위원님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쳐진 올림픽 기간) 선거 때 450km 걷고 체중이 6kg이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는 500km를 걸어서 10kg 감량을 목표로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평가위원회는 IOC 선수 위원 도전의 첫 관문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평가위원회를 바탕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이달 중순 한국 후보 최종 1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로 선출된 1명은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각국 후보자와 경합해 최종 4인에 포함돼야 8년간 IOC 선수위원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선수위원은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비롯해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의무를 지니며 스포츠 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 올림픽 성적을 비롯한 선수 경력과 외국어 구사를 포함한 국제 활동 능력 등이 평가 기준이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문대성과 유승민 총 2명이다.